사진 거장의 ‘결정적 순간’… 그 고뇌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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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찰나를 역사로 / 장 다비드 모르방 외 지음, 실뱅 사보이아 그림, 맹슬기 옮김 / 서해문집

로버트 카파:살아남은 열한 장의 증언 / 세브린 트레푸엘 외 지음, 도미니크 베르타유 그림, 맹슬기 옮김 / 서해문집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보도사진 작가 그룹이자 세계 사진계의 대표적 엘리트 집단인 매그넘 포토스는 1947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로버트 카파, 데이비드 시모어 등에 의해 만들어졌다. 멤버들이 자율성을 갖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진 저작권 관리를 하면서 사진 통신사의 역할을 했던 매그넘은 까다로운 회원 가입절차와 멤버들의 개성과 특징이 잘 드러난 사진으로 유명하다.

매그넘 포토스의 전설적인 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로버트 카파의 사진집이 ‘매그넘 컬렉션’으로 동시에 출간됐다. 두 작가의 사진 작품과 그래픽 노블, 해설을 함께 엮은 독특한 구성이다. 그래픽 노블을 통해 사진가의 이야기를 부담 없이 읽은 뒤 그의 대표적인 작품을 보고,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해설을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에는 사진을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은 사진가로 평가받는 브레송의 사진 26점이 실려 있다. 브레송을 상징하는 단어로 유명한 ‘결정적 순간’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결정적 순간은 “순간적으로 대상이 가장 강렬하게 자신을 드러냈을 때를 렌즈 안에 포착하고 전통적인 구도보다는 대상의 움직임과 표현성을 강조한 것”이다. 독일을 비롯해 멕시코, 스페인, 프랑스, 코트디부아르 등에서 촬영된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사진 속 인물과 사건들이 침묵 속에서 말을 걸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로버트 카파’ 편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종군기자로 참가한 카파의 행적과 고뇌, 그가 찍은 11장의 사진에 숨겨진 이야기가 그래픽 노블로 재현된다. 파노라마 화보에는 독일군의 사격에 완전히 노출된 채 상륙해야 했던 그때의 아수라장이 세밀하고도 실감 나게 묘사돼 있다. 매그넘 컬렉션은 매그넘 포토스와 프랑스 드퓌 출판사가 공동으로 진행한 사진가 시리즈로 이 두 권에 이어 곧 9·11 사진으로 유명한 스티브 맥커리의 작품과 작품 세계를 다룬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147쪽, 1만7000원. 로버트 카파 100쪽, 1만6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