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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최명식 기자의 버디 & 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06일(金)
고집불통 오거스타내셔널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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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동지(驚天動地)와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따로 없어 보입니다. 올해도 ‘명인 열전’ 마스터스를 현장에서 취재하고 있습니다.

대회 개막 하루 전날 전해진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의 여자골프대회 개최 발표는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뉴스였습니다. 내년 4월부터 마스터스에 앞서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서 72명이 출전하는 ‘오거스타내셔널여자 아마추어챔피언십’을 열겠다고 합니다. 프로들이 참가하는 여자프로골프대회도 아닌데 법석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이 어떤 곳인지를 알면 ‘격세지감’마저 느낄 수 있습니다.

1933년 문을 연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그동안 백인 남성만 회원으로 받았습니다. 1990년에야 흑인에게 문호를 개방해 인종 차별을 철폐했습니다. 이후로도 여성에게는 빗장을 풀지 않았습니다. 여성단체가 성(性)차별을 따지자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측은 “보이스카우트, 걸스카우트가 따로 있듯이 우리 역시 단일 성 클럽을 조직할 권한이 있다”고 버텼습니다. 이후 마스터스 후원기업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 탓에 2003년과 2004년 마스터스 중계는 광고 없이 진행됐습니다. 2012년에야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과 투자회사 ‘레인워터’의 파트너인 사업가 달라 무어 등 여성을 회원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이 80년 만에 여성에게 빗장을 푼 지 3년이 지나자, 이번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선수들이 여자대회도 개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2015년 미국의 폴라 크리머는 “매년 4월 마스터스가 끝나고 그다음 주에 여자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아이디어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이 경청해주길 바란다”고 압박했습니다. 여자 선수들도 골프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당위성을 주장해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빌리 페인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회장은 그해 마스터스 기자회견을 통해 “이곳에서 여자프로골프대회를 열 계획이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이처럼 철옹성과도 같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이 3년 만에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비록 아마추어대회로 제한했지만, 분명 여자골프 발전을 위한 신호임이 분명합니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며 발 빠르게 변화하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이기에 어쩌면 3년 후가 더 기대됩니다. 정말로 ‘여자 마스터스’ 개최를 발표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마스터스는 한국인에겐 아직 난공불락입니다. 만일 여자 마스터스가 만들어지면 LPGA를 휘젓는 한국 여자 선수가 ‘그린재킷’을 입는 게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mschoi@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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