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방위비 협상도 코앞… 통상·안보 분리대응 안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무역전쟁’ 대응 이렇게…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무역통상본부장이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대회의실에서 고려대 미래성장연구소와 한국무역협회 공동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高大 미래성장硏·무역협회 주최 ‘통상정책 방안’ 세미나

‘연계’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
더 크고 길게 시각을 넓혀야

한국 자동차산업도 1~2년 내
美보호무역 장벽 타깃 우려돼
EU·美에 막힌 중국산 철강이
국내로 쏟아지면 상당한 타격
G2 무역충돌, 파국은 면할 것

“올해 한·미 간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도 앞둔 시점에서 ‘통상 따로 안보 따로’식 대응은 안 된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무역통상본부장은 5일 고려대 미래성장연구소(소장 김동수)와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일보가 후원한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조치에 따른 우리의 통상정책 방안’ 주제의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정부의 통상과 안보 분리 대응 방침을 경계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강문성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지금은 좀 더 크고 길게 시각을 넓혀야 할 때”라면서 “통상과 안보를 연계해 디자인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라고 말했다.

철강에 이어 1~2년 내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미국의 보호무역 장벽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정부가 이번에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요가 아주 높았기 때문에 경기적 판단으로 자동차를 무역확장법 232조의 대상에 넣지 않은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내년, 내후년에 무역확장법을 동원하면 한국의 자동차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국내 전자업체의 경우 멕시코 우회수출의 부가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미·중 무역갈등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이 더 중요하다”면서 “미국이 NAFTA를 폐기하고 상호세를 도입하면 한국 전자업체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강조했다.

철강업계를 대표해 나온 유홍섭 동부제철 총괄 부사장은 쿼터량이 2015~2017년 평균 대미 수출량의 70%로 제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결과에 대해 “불확실성이 초기에 없어진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막힌 중국산 철강이 결국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토론 참가자들은 현재 미·중 간 무역 충돌이 파국은 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전격적 딜(deal) 형태보다는 지난한 조정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중국 정부의 불합리한 무역규제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미국의 통상법 301조가 한국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천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장은 “중국의 기술이전요구, 합작 조건요구, 기술요구, 지적재산권 도용 등은 미국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감히 중국에 큰소리 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해결되면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환경 개선도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