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 교수의 古典名句>假長補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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善學者, 假人之長, 以補其短(선학자, 가인지장, 이보기단)

잘 배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장점을 빌려 그 단점을 보완한다.

여씨춘추(呂氏春秋) ‘용중(用衆)’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전국시대 말기의 재상인 여불위(呂不韋)는 마침 조나라에 인질로 잡혀 와 있던 진나라의 왕자 영이인(영異人)을 보고서는 지금 투자하면 나중에 막대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기화가거(奇貨可居)라 여겨 그를 후원하고 그에게 절세미녀를 바친다. 이후 막대한 재력으로 그를 왕위에 오르게 하는데 그의 아들 영정(영政)이 바로 후대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이다. 여불위는 그 공로로 진나라의 재상이 됐으며 진시황이 아직 어렸을 때는 섭정을 하면서 최고의 부와 권력을 동시에 누렸지만, 나중에는 진시황의 미움을 받아 자결했다. 진시황의 친아버지가 여불위라는 설도 있다.

여불위는 수천 명의 식객을 거느렸는데 그들의 힘을 빌려 만든 책이 바로 여씨춘추이다. 이 책에 대한 여불위의 자부심은 실로 대단하여 누가 한 자라도 더하거나 빼야 할 부분을 발견한다면 천금을 주겠다는 일자천금(一字千金)의 호언장담을 했다. 여씨춘추는 사상적 가치는 별로 없지만, 백과사전으로서의 의미는 크다. ‘용중’ 편은 말 그대로 여러 사람의 장점을 잘 활용하자는 주장이 담긴 글인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만물에는 장점이 없는 것도 없고 단점이 없는 것도 없는데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잘 배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장점을 잘 빌려 자신의 단점을 보완한다. 그렇게 다른 사람의 장점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자가 결국은 천하를 가지게 된다. 세상에 순백색의 여우가 없는데 순백색의 털옷이 있는 것은 여러 마리 여우의 순백색 털을 모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주변의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장점이 하나라도 있으면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상명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