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0.7.5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09일(月)
‘기업機密 공개’ 범위와 안전장치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이호근 연세대 교수 경영학

반도체 공장의 산업 재해를 둘러싸고 알 권리와 기밀유출 주장 사이의 갈등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를 공개하라는 결정을 내리자, 삼성전자는 해당 자료가 자사의 제조 노하우에 대한 영업기밀(機密)을 포함하고 있다며 보고서 공개를 막기 위해 지난 2일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알 권리와 영업비밀 사이의 논란은 2014년 삼성전자 온양 반도체 조립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백혈병으로 숨진 사건이 발단이 됐다. 사망 근로자의 유족이 2016년 고용부를 상대로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공개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기업의 영업비밀이란 이유로 공개 불가를 결정했지만,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보고서에 기재된 근로자 이름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는 발암물질 등이 사용되는 사업장의 유해인자를 측정한 결과를 기재한 것으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해당 사업장의 사업주는 보고서를 6개월마다 고용부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 산재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노동자가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산재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자료인 보고서를 공개하라는 판결은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법원 판결 이후 고용부가 피해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인 일반인이나 언론에도 보고서 공개를 허용하고, 재판부 판결이 온양 공장에 한정된 것인데도 보고서 공개 범위를 삼성전자의 다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장으로까지 확대한 지침은 분명 문제가 있다.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에는 반도체 생산 라인의 공정 구조와 개별장치 배치도, 생산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다.

반도체 생산 라인의 경쟁력은 장비설치와 관련된 엔지니어링 노하우에 의해 결정된다. 해당 보고서가 제3자에게 공개될 경우 삼성이 지난 30년간 쌓아 온 지적재산이 통제되지 않고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 온양공장은 생산된 반도체를 재가공하고 포장하는 후(後)공정 공장이지만, 화성과 평택 공장은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공장이므로 보고서 공개의 범위 확대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보고서를 공개해야 할 공장의 범위는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을 통해 추후에도 확대할 수 있지만 영업비밀은 한번 공개되면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60%를 소비하고 있지만, 반도체 자급률은 20%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이 2025년까지 18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배경이다. 특히, 올해는 D램과 낸드플래시 양산 계획을 발표하며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보고서가 안전장치 없이 공개될 경우 삼성전자가 수십 년간 축적한 지적재산이 중국 등 후발 업체에 누출될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이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셈이다.

정부는 법원 판결대로 삼성전자 노동자 가족에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기업의 지적 재산이 해외로 누출돼 피해를 보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정부의 몫이다. 피해자와 무관한 제3자나 언론 등에 보고서를 공개하면 지적재산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은 커진다. 정보공개 이전에 안전장치를 마련함으로써 노동자 유가족과 기업 모두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 많이 본 기사 ]
▶ 권민아는 왜 폭로했나… ‘합숙생활’이 키운 K팝 그늘
▶ 귀순병이 전한 DMZ 북한군 실상…“뇌물이면 진급하고 훈..
▶ 김종인이 쏘아올린 ‘꿈틀이’…잠자다 튀어나온 잠룡들
▶ 권민아 “지민, 숙소에 남자 데리고 와” 또 폭로
▶ “한국 야구는 불고기 피자…종주국 미국도 감탄하는 매력..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욕을 밥보다 많이 먹으니”…3년 전..
주호영 “통합당 6일 국회복귀…국정조..
갈림길에 선 윤석열, 장고 끝 ‘묘수’ 찾..
해운대해수욕장 일대 외국인 수십명..
“너만한 손녀 있다” 10살 성추행한 학..
topnew_title
topnews_photo 걸그룹 ‘AOA’ 동료였던 권민아(27)를 괴롭혔다는 의혹을 받은 신지민(29)이 팀을 탈퇴하고 연예 활동을 중단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된 것..
ㄴ 권민아 “지민, 숙소에 남자 데리고 와” 또 폭로
ㄴ ‘동료 괴롭힘 논란’ AOA 지민, 팀 탈퇴…“연예활동 중단”
양기대 “박지원, DJ 잘 봐달라며 정치부장에 무릎꿇..
곽상도 “대통령 아들, 아파트 대출받아 수억 벌어”
귀순병이 전한 DMZ 북한군 실상…“뇌물이면 진급..
line
special news 김민준 “아내 권다미, 지드래곤 누나인 거 알고 ..
‘아는 형님’ 출연...시청률 5.2% 배우 김민준이 아내 권다미와 아내의 동생인 지드래곤에 관한 입담을 풀..

line
장제원 “김종인 대권후보 찾기 스무고개 점입가경..
靑 “박지원 내정, 文대통령 지난 일 개의치 않는다..
신규확진 3개월만에 첫 사흘연속 60명대…수도권-..
photo_news
주호영 “정치도 전문분야…윤석열 정치 하지 ..
photo_news
이순재 “매니저에 사과…남은 삶은 업계 종사..
line
[북리뷰]
illust
男의 시선 벗고… 자신의 벗은 몸 직접 그린 최초의 女화가
[Review]
illust
‘檢총장에 공개항명 ’이성윤… ‘부동산정책 실패 논란’ 김현미
topnew_title
number “욕을 밥보다 많이 먹으니”…3년 전 故 최숙..
주호영 “통합당 6일 국회복귀…국정조사·특..
갈림길에 선 윤석열, 장고 끝 ‘묘수’ 찾을까
해운대해수욕장 일대 외국인 수십명 폭죽 난..
hot_photo
양키스 다나카, 스탠턴 강습 타구..
hot_photo
우혜림·신민철 웨딩마치…“예쁘게..
hot_photo
다저스 프라이스, 142억원 포기하..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