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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0일(火)
南·北·美 3각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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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해방과 분단 이후 한국과 북한, 미국 3자 모두가 사이좋게 지낸 적이 거의 없다. 기본적으로 한·미는 동맹이고, 북한은 ‘주적’이었지만, 한국 정부가 북한을 우선시하면서 미국과 껄끄러워지기도 했다.

노태우 정부가 김일성 당국과 대화를 시작했을 때 미국은 떨떠름해했다. 소련과 동구권 몰락으로 위기에 놓인 북 정권의 손을 굳이 잡아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노 정부는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핵통제공동위원회도 설립해 ‘한반도비핵화에 대한 공동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위기 탈출을 위해 한국을 이용했다는 사실이 오래지 않아 드러났다.

몰래 핵을 개발하던 북한이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된다. 북한 핵 협상이 이때부터 우리의 손을 떠나 미국으로 넘어갔다. 미·북 대표단이 제네바에서 협상하는 동안 한국 관리들은 미 당국자들에게 귀동냥을 해야 했다. 북한과 미국은 경수로 건설을 합의했고 그 비용은 한국에 떠넘겼다.

2000년 김대중-김정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이 밀착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은 미국의 힘을 알았기 때문에 소외시키려 하지는 않았다. 김정일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실질적인 목표였기 때문에 서울을 워싱턴 가는 통로로 이용했던 것.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의 평양 방문도 논의되는 등 드물게 한·미·북 3자 간의 대화 모드가 생성된 것이 이 시기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 정부는 386 세력의 이념성에 주목한다. 우려했던 대로 한·미 관계는 껄끄러워졌고, 미 국방부 당국자가 주미 한국대사를 찾아가 주한미군 철수를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말 김정일과 만났지만, 정세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보수 정당 출신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는 한·미 관계가 복원됐고, 북한의 본격적인 핵·미사일 개발로 남북, 미·북 관계는 멀어졌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외톨이가 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다시 남북 정상회담이 합의되고, 처음으로 미·북 정상회담도 열리게 됐다. 미·북은 도널드 트럼프-김정은 회담을 앞두고 비밀 접촉을 시작했다. 양측은 접촉 과정을 한국에 설명하고 있나? 미·북 협상이 성공하면 한국은 소외되는가? 결렬 때 문 정부는 누구 편에 설 것인가? 난해하고 복잡한 3각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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