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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0일(火)
현란한 ‘김정은 쇼’의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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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 정치부 부장

북핵을 둘러싼 국제 역학관계가 현기증이 날 정도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북한 전문가들조차 남북, 북·중, 미·북 정상회담 등 예기치 못한 대형 사건의 흐름을 뒤쫓아가기에 정신없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보듯, 정보 당국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물먹을 정도로 극도의 보안 아래 최정상급 간 물밑협상이 진행되는 것이 첫째 이유일 것이다. 아무도 북한 비핵화에 대해 자신 있는 전망을 내놓지 못할 정도로 남북관계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 둘째 이유다.

일각에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추석을 전후해 서울을 방문하고, 남·북·미·중 정상이 11월을 전후해 서울이나 평양에서 4자 정상회담을 열어 2018년 북핵 드라마 대미를 장식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등장하고 있다. 검토 단계이긴 하지만, 김정은이 먼저 서울 방문을 제안했을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평양 방문, 모스크바 북·러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수 있다. 김정은의 서울 방문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기나 한 일이냐고 반문한다면,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은둔의 지도자 김정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먼저 제안할지 누가 감히 예상이나 했겠는가. 지금부터는 상상 가능한 모든 변화의 수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많은 양자·다자 대화가 성사되는 것은, 한반도 전쟁 위기로까지 치닫는 현 상황을 어떤 형식으로든 반전시키는 ‘북핵 엔드게임’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018 북핵 드라마’의 열쇠는 김정은과 트럼프가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정은은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갖고, 비핵화-체제안전 보장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는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군사 위협 해소, 체제 안전 보장이 단칼에, 단번에 해소될 성질이 아님은 명백하다. 북한은 7차 당대회 때 군사위협 해소와 관련해 ‘제국주의 위협이 사라질 때 세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 수교 외에 한·미연합군사훈련 중지 또는 감소 때까지 핵을 완전히 내려놓지 않고, 부분적 핵 감축(대륙간탄도미사일 동결·폐기) 군축협상 등으로 미국의 대북제재 해소 등 행동 대 행동을 요구하며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으로 북핵의 포괄적 폐기에 동의한다 해도, 완전 폐기 때까지는 세계적인 핵 폐기 기술 인력을 보유한 미국이 총대를 멜 수밖에 없다. 완전 핵 폐기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9조 원 정도의 천문학적 폐기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단계적 실행 기간은 최소 2년, 길어지면 20∼30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핵탄두 및 핵연료를 압축해 영구 보존해야 하는 복잡다단한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북핵의 고차원방정식을 푸는 해법은 정치·경제·군사 측면뿐 아니라 핵 폐기 기술 능력까지 보유한 유일한 국가인 미국의 도움 없이는 애당초 불가능하다. 한·미 공조의 궤도를 한 발짝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csjung@
e-mail 정충신 기자 / 정치부 / 부장 정충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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