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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1일(水)
미·북 회담國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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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5월 말이나 6월 초에 열릴 도널드 트럼프·김정은 회담의 개최지는 어디가 될까. 복잡해 보이지만 의외로 대상지가 많지 않다. 우선, 미·북 양국이 미수교 상태이기 때문에 평양이나 워싱턴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김정은은 평양 회담이라는 역사적 이벤트를 만들려 할지 모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사관도 없는 평양에 가서 정상회담을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김정은을 워싱턴 백악관으로 초청하기도 힘들다. 김정은은 오토 웜비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최악의 독재자이고,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전방위 제재를 받는 나라이다.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이나 제주 개최를 희망하지만, 미국과 북한 모두에 매력이 없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빅 이벤트’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미·북 담판에 한국이라는 ‘필터’가 추가되는 것을 꺼릴 것이다. 몽골 정부는 울란바토르 유치를 희망하지만, 역시 미·북 모두에 매력적이지 않다. 이러다 보니 미·북 접촉이 잦았던 독일 베를린, 스웨덴 스톡홀름, 스위스 제네바 등이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물리적 제약’이 의외로 크다. 우선, 김정은 전용기 ‘참매’ 1호는 노후한 데다 항속 거리도 길지 않다. 기껏해야 중국이나 러시아, 한국 정도에 도달할 수 있는데, 이들 나라에서 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면 북한 국적기인 고려항공을 이용해야 하는데, 취항 도시는 중국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뿐이어서 사정은 마찬가지다. 다음으로 중요한 제약은, 어느 정도 규모의 북한 대사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에선 베를린이나 스위스 베른이 대표적이다. 특히 베른은 김정은이 어린시절 유학한 도시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유럽 지역에 가려면 ‘타국 민항기’를 임차해야 하는데, 유엔 제재로 불가능하다. 아시아에선 태국 방콕, 싱가포르 등이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경우 동남아 거점이었지만, 김정남 독살 사건 때문에 어려울 것이다.

이것저것 고려하면, 베트남 하노이나 호찌민이 괜찮은 장소다. 북한과는 사회주의 형제국가나 마찬가지였고, 미국으로선 총부리를 맞대고 싸웠지만 최근 경제·군사 교류를 확대하고 있어 불만이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베트남식 개방을 보여줄 수도 있다. 그런데 정작 베트남은 아직 회담 유치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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