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6.18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북리뷰
[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3일(金)
할머니 100명이 방황하는 靑春에 전수하는 ‘인생의 맛’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일본 노토지마에 사는 쓰구코 할머니가 지역 풍어제 전통 음식인 기슈사이 소반을 만들고 있다. 남해의봄날 제공

할머니의 행복 레시피 / 나카무라 유 지음, 정영희 옮김 / 남해의 봄날

‘할머니 손맛’은 누구에게나 기억의 깊은 곳에 자리 잡고, 각자의 음식 취향을 결정지어준다. 그 맛은 가볍게 만들어진 게 아니라 긴 인생을 살며 겪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완성된다. 그 속에 가족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으며 삶을 행복하게 영위할 수 있는 지혜가 녹아있다.

미국에서 ‘지속 가능한 어업’에 대해 배우고 온 저자는 일본의 조업 현장을 돌아보다가 미에현 오와세시에서 아름다운 주름을 지닌 한 할머니를 운명처럼 만났다. 저자는 당시 자신의 처지를 “끝나버린 연애, 불투명한 내일, 일도 집도 없이 방황하던 청춘”이라고 회고하며 “자글자글한 주름에 매료돼 ‘할머니 헌팅’(인터뷰할 할머니를 찾는 일)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때의 인연으로 촉망받는 셰프가 된 저자는 3년 동안 15개국 90개 도시를 돌며 100여 명의 할머니에게 전수 받은 인생 레시피를 이 책에 담았다. 각 나라에서 ‘80세 이상’ ‘요리를 잘하는’ ‘거침이 없는’ 할머니를 찾아낸 저자는 할머니들의 부엌에서 함께 요리하며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살아갈 동력을 얻었다.

오와세시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미쓰코 할머니는 저자에게 죽은 남편과의 순애보를 전하며 생선 등 해산물을 으깬 후 달걀을 섞어 두툼하게 지진 아쓰야키를 만들어줬다. 또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만난 멧타 할머니는 그때그때 몸 상태에 맞는 약초를 넣어 만든 ‘초록색 죽’ 콜라켄다 레시피를 전수해줬다. 포르투갈 포르투에서는 마리아 조르 할머니에게서 호박잼을 만들 때 오른쪽으로만 저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고, 스페인 라코루냐에서 만난 마노리타 할머니로부터는 ‘국민 수프’ 칼도 가예고가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난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

재료와 조리법을 간결하게 정리해놓은 ‘레시피북’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레시피는 저자가 할머니들이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기록(몇 가지 음식은 전문 셰프의 도움을 받아 자세하게 설명한다)해놓은 것이어서 바로 따라 하기에는 조금 어설프다. 하지만 각 음식이 지닌 의미와 할머니들이 터득한 조리 포인트를 담아 그 음식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한국어판을 출간하며 서울과 통영에서 한국 할머니들을 만나 경험한 한정식, 비빔밥, 된장게찜 등의 한국 음식도 이 책에 소개했다. 저자는 책 후기에 “내가 할머니가 됐을 때 누군가 내게 할머니의 레시피를 물으러 온다면 주름 자글자글한 얼굴로 활짝 웃으며 이 장대한 모험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240쪽, 1만6000원.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mail 김구철 기자 / 문화부 / 부장 김구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3기’
▶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다저스 역..
▶ 윤석열과 ‘악연’ 황교안, 이젠 제1야당 대표…청문회 격돌..
▶ 50代 판사, 법원서 판결직후 심장마비로 ‘사망’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檢, ‘문화재거리 투기 의혹’ 관련부패방지·실명法 위반 혐의 기소토지 26필지·건물 21채 등 매입보좌관도 딸 명의로 부동산 투자 검찰이 ..
ㄴ 손혜원, 전재산 걸겠다했는데… 檢 ‘기밀이용 투자’ 등 위법 결론..
ㄴ 목포 원도심 건물 14채 매입 ‘손혜원 타운’ 의혹… “영부인과 절친..
욕정 주체 못한 황후도 매춘했던 ‘향락의 제국’
전남편 유가족, 고유정 친권상실 법원에 청구
“당 내부 ‘슈퍼 갑’ 마인드가 결국 황교안브랜드 망..
line
special news 전설들도 따돌린 류현진…개막 후 14경기 ERA ..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다저스 전설의 투수들을 따돌리고 또 한 번 미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

line
윤석열·강용석·조윤선·이정렬…파란만장 ‘연수원 2..
새 중앙지검장은…‘小尹’ 윤대진이냐, 기획통 이성..
2024년 인류 최초로 달 밟는 여성은 누구일까?
photo_news
아내 유골 ‘추억의 호수’에 뿌리고 남편은 심정..
photo_news
美공군, 중·러 대응 마하 5 극초음속 미사일 시..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옆집 여성 훔쳐보고 죽음으로 내모는… 상류층의 ‘위선’
[인터넷 유머]
mark정치인과 노조의 공통점 mark아인슈타인의 직업
topnew_title
number 고흥 바닷가 40대 여성 시신, 계획적 자살 무..
탈북 현인애 “北 장마당 여성 대상 권력형 성..
김정은 弔花 ‘모시기’
연예인 출신, 국가행사 차출 여전… 위로휴..
한국당 사무총장 인물難… “변화 이끌 사람..
hot_photo
소지섭, 61억원 빌라 매입···“신혼..
hot_photo
비아이 마약폭로 한서희 “악플·루..
hot_photo
개그맨 류담, 4년 전 이혼···“서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