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9.20 목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3일(金)
올레길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제주에 다녀왔다. 아내와 함께 해변 길과 산길을 마냥 걸었다. 이른바 ‘올레길’의 뚜벅이가 된 것이다. 제주의 풍광을 만끽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왜 이 길이 ‘올레길’인가 하는 자잘한 의문이 자꾸 들었다.

‘올레길’은 ‘올레’와 ‘길’이 결합된 합성 형태이다. ‘올레’는 큰길에서 집까지 이르는, 돌로 쌓은 좁고 긴 골목길을 가리킨다. 대문이 없는 가옥 구조에서 집과 큰길을 잇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올레’이다. ‘올레’가 ‘길’임을 분명히 보이기 위해 ‘길’을 덧붙인 어형이 ‘올레길’이다. 그런데 지금 ‘올레길’은 너무나 의미가 확장돼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

‘올레’는 ‘門(문)’을 뜻하는 중세국어 ‘오래’로까지 소급한다. ‘천자문(광주판)’(1575), ‘백련초해’(1576) 등에 ‘오래’가 한자 ‘門’의 새김으로 선택된 것을 보면, ‘오래’의 역사가 꽤 깊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시기의 ‘훈몽자회’(1527)에는 ‘門’에 대한 새김이 ‘문’으로 대체돼 있어 ‘오래’가 이미 16세기에 세력을 잃고 단독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았음을 추정할 수 있다. ‘오래’에 ‘문’이 덧붙은 ‘오래문’에서나 본래의 의미를 유지하고 있었다.

‘門’에 세력을 빼앗긴 ‘오래’는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의미 변화의 길을 걷는다. ‘오래’가 근대국어 문헌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데, 그 의미 변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찍이 권덕규 선생이 ‘오래’에 ‘문’ ‘이웃 마을’ ‘宗中(종중)’의 의미가 있다고 기술한 것에서도 의미 변화의 일단을 확인할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1999)은 ‘오래’를 ① ‘한 동네에서 몇 집이 한 골목이나 한 이웃으로 되어 사는 구역 안’ ② ‘거리에서 대문으로 통하는 좁은 길’로 기술하고 있다. ②가 제주말에 ‘올레’로 남아 있는 것이다. ‘올레’는 ‘오래’에 ‘ㄹ’이 첨가된 ‘올래’에서 제2음절의 모음 ‘ㅐ’가 ‘ㅔ’로 혼동돼 변한 어형이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많이 본 기사 ]
▶ 초등학교 후배인 직장 상사와 ‘맞짱’… 혼수상태
▶ ‘위약금 1억 주겠다’…급등하는 집값에 집주인 ‘계약 파기..
▶ 트럼프 최측근 “남북회담, 美의 北압박 훼손… 매우 화나..
▶ 김정은, 文대통령 숙소 찾아와… 배석자 없이 70분간 회담
▶ 트럼프와 성관계 포르노배우, 신체 특징 자세히 묘사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5·1경기장 집단체조 공연 관람한 뒤 7분가량 인사말 ‘생중계’북한주민 대상으로 한 한국대통령 첫 공개 대중연설문재인 대통령은 19일 “..
ㄴ [전문] 문대통령 대집단체조 관람 인사말…“우리 민족 함께 살아..
ㄴ [전문] 김위원장, 대집단체조 관람한 문대통령 소갯말
초등학교 후배인 직장 상사와 ‘맞짱’… 혼수상태
北TV, 文대통령 방북 첫날 영상 공개…시민에 90도..
伊일간 “삼성, 북핵 폐기 이끌 문 대통령의 카드”
line
special news ‘극단원 상습추행’ 이윤택 징역 6년…‘미투’ 유명..
“권력 복종할 수밖에 없는 피해자 처지 이용… 절대적 영향력 악용 범행 반복”8명에 18차례 상습추행 인..

line
‘위약금 1억 주겠다’…급등하는 집값에 집주인 ‘계약..
남북정상, 20일 함께 백두산행…“날씨 좋으면 천지..
트럼프 최측근 “남북회담, 美의 北압박 훼손… 매우..
photo_news
영광 여고생 성폭행 사망 원인 ‘급성 알코올 중..
photo_news
트럼프와 성관계 포르노배우, 신체 특징 자세..
line
[세종이 펼친 ‘진짜 정치’]
illust
‘非定性命’ 사람의 품성은 정해진 것이 아니다… 초기 人性교육..
[인터넷 유머]
mark부부가 지켜야 할 교통법규 mark新. 말 실수 모음
topnew_title
number “性매매 기록 남친에 헤어지자니 정보통신법..
유명 성폭력 트라우마 심리치료사, 환자 성..
‘문제유출 의혹’ 숙명여고 쌍둥이딸 조만간 ..
집창촌은 개점휴업… 인적 없고 재개발 바람
‘세제 혜택 막차 타자’… 강남 임대사업등록..
hot_photo
손여은, ‘각선미 뽐내며 아름다운..
hot_photo
국민가수 아무로 나미에 은퇴에..
hot_photo
임신부 모델 기용… 리애나, 파격..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