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결승골’… 잘츠부르크, 24년만에 ‘기적의 4强’

유로파리그 8강 2차 라치오戰
4-1승…총 득점 앞서 준결승行

황, 부상 털고 시즌 12호 골
러 월드컵 신태용號에 희소식

황희찬(22·잘츠부르크)이 펄펄 날았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는 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강에 진출했다.

황희찬은 13일 오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서 열린 2017∼2018시즌 유로파리그 라치오(이탈리아)와의 8강 2차전에 선발로 출전, 사실상의 결승골을 넣어 준결승전 진출을 이끌었다. 잘츠부르크는 원정으로 치른 1차전에서 2-4로 패했지만 2차전에서 4-1로 승리했고 득점 합계 6-5로 앞서 8강을 통과했다. 잘츠부르크가 유로파리그 4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잘츠부르크는 유로파리그 출범 이전인 1993∼1994시즌 UE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었다.

경고누적으로 1차전을 거른 황희찬은 특히 역전 드라마를 완성한 골을 넣었다. 황희찬이 잘츠부르크의 3번째 골을 넣어 양 팀 득점 합계는 5-5가 됐고,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잘츠부르크가 4강에 오르기 때문이다.

황희찬은 2-1로 앞선 후반 29분 골망을 흔들었다. 듀에 칼레타-카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시도한 긴 패스가 라치오 수비진을 뚫고 문전으로 향하자 재빠르게 침투한 황희찬이 공을 잡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수비수 슈테판 라두의 다리에 맞고 굴절돼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영국 매체 BBC는 “잘츠부르크가 황희찬의 골로 원정 다득점 우선 규정에서 앞섰다”고 강조했고, 이탈리아 매체 풋볼이탈리아는 “황희찬이 경고누적 징계에서 돌아오자마자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칭찬했다

황희찬은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으로 라치오 수비진을 흔들었다.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많은 3차례 슈팅을 날렸고 역시 가장 많은 2차례 유효 슈팅을 남겼다.

전반 5분 라치오 수비진을 무너뜨린 황희찬은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슈팅했다. 라치오 골키퍼의 펀칭에 막혔지만, 황희찬의 순간적인 돌파는 라치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후반 25분 헤딩슛을 시도하던 황희찬은 상대 수비수 루이스 펠리피의 머리에 뒤통수를 얻어맞았지만 4분 뒤 귀중한 골을 넣는 득점본능을 뽐냈다. 잘츠부르크는 후반 31분 슈테판 라이너가 1골을 보탰다.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 국가대표 발탁이 유력한 황희찬은 지난달 1일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와의 오스트리아컵 8강전에서 2골을 넣은 뒤 44일 만에 시즌 12호 골을 넣었다. 황희찬은 올 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4득점, 오스트리아컵에서 3득점,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2득점, 유로파리그에서 3득점을 올렸다. 황희찬의 득점감각이 살아나는 건 신태용 대표팀 감독에겐 반가운 소식.

한편 잉글랜드의 아스널은 러시아 모스크바의 VEB 아레나에서 열린 CSKA 모스크바(러시아)와의 2차전에서 2-2로 비겼지만 1차전에서 4-1로 승리했기에 1승 1무로 4강에 진출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는 2차전에서 스포르팅(포르투갈)에 0-1로 패했지만 1차전 2-0 승리를 앞세워 8강 관문을 통과했다. 올림피크 마르세유(프랑스)는 1차전에서 라이프치히(독일)에 0-1로 졌지만 2차전에서 4-2로 승리해 4강에 올랐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