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회의 전문성 결여 우려 ‘大入 개편안’ 합리적 결론 낼까

오늘 3차회의서 본격 논의
교육계 “여론전 경계해야”
8월 교육부에 최종안 건의

국가교육회의가 16일 본격활동에 들어갔지만, 활동시한으로 잡힌 4개월 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국가교육회의는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3차 회의를 열고 ‘2022학년도 대입 개편 최종안’ 확정에 앞서 15명의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최종안을 논의했다. 올해 8월 최종안을 확정해 교육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대입정책 결정 과정에서 여론전, 공론화 작업보다는 중장기적 방향을 설정해 교육 현장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전문성 배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국민과 함께 교육을 논의하는 과정은 필요하지만, 무조건 국민 의견, 여론만 수렴해 반영하는 공론화보다는 올바른 교육으로 이끌 수 있는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부소장은 또 “지금까지는 충분히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수렴해 쟁점을 나열해온 수준”이라며 “여론전으로 가서 정시 비율만 확대한다고 올바른 교육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현장의 고충을 알고, 치밀하게 연구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최종적으로 한 번 더 필요하겠지만, 현재 어느 정도 선택지가 나와 있는 만큼 여론전으로 간다 해도 의견은 크게 둘로 갈릴 뿐”이라며 “향후 대책을 논의할 땐 학계, 교수, 장관뿐만 아니라 교원들이 상시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고의 한 교사는 “교육정책 하나하나를 피부로 느끼는 교원·학생들 입장에서는 교육 정책이 마냥 여론에 휩쓸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책 전문가와 입시 전문가가 함께 논의한 생산적 교육정책이 간절하다”고 지적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정부 당연직 위원 9명과 장호성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등 대입정책 이해당사자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된 국가교육회의는 향후 공론화 방안 마련, 여론 수렴 및 조정, 예비안 확정, 최종안 심의조정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선 4개월 만에 국민참여형 대입개편 로드맵을 마련하고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를 꾸려 합리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13일 대입 개편 시안을 준비해온 박성수 대학학술정책관을 부경대 사무국장으로 전보 조치해 ‘문책 인사 발령’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본인이 원해 이뤄진 인사”라고 밝혔지만, 내부에선 ‘비판 여론에 밀려 전문성을 갖춘 담당 국장을 문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