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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6일(月)
물량 80% 우선배정…‘강남 행복주택’은 금수저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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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권(서초·강남구) 첫 재건축 행복주택 394가구(신혼부부 전용)가 16일까지 청약접수를 한다. 대형 건설사가 짓는 브랜드 아파트인 데다 임대료도 시세의 3분의 1~4분의 1 수준이어서 신혼부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해당 구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1순위 자격을 주는 우선공급 물량이 8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급매로 나온 아파트인데도 전세가가 10억 원이 넘는 서초구의 한 아파트 시세. 자료사진

반포 래미안 등 브랜드아파트
현 시세 3분의 1 수준에 임대

서초·강남 주민에 1순위 배정
SH “자치구 민원때문 불가피”

非강남권 주민엔 ‘그림의 떡’
“행복주택 공공성 목적 안맞아
중산층 임대료 할인해 주는격”


‘강남 입성하나 했더니 행복주택 너마저….’

결혼 3년 차인 맞벌이 부부인 김모(35) 씨는 지난달 행복주택 모집공고를 보고 강남 아파트에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입주 물량 중 일부가 행복주택용, 그중에서도 신혼부부 전용으로 배정됐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가 지은 ‘브랜드 아파트’인 데다가 얼마 전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이고, 특히 월 임대료도 시세의 약 3분의 1~4분의 1 수준이어서 더할 나위 없었다. 하지만 공고문을 꼼꼼히 읽어본 김 씨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공급되는 물량의 80%는 현재 강남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유리한 ‘우선공급’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첫 강남 재건축 행복주택은 어디 = 강남 알짜배기 땅에 재건축을 통해 처음 공급되는 행복주택은 서초구 반포동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삼호가든 4차 재건축) 130가구와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서초한양 재건축) 116가구, 서초동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S’(우성2차 재건축) 91가구, 강남구 삼성동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상아3단지 재건축) 57가구 등 4개 단지 394가구다. 청약 접수 이틀째인 13일 오후 4시 이미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에 162명,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에 173명,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S에 436명,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에 190명이나 몰렸다.

서울에서 재건축할 때 용적률(대지 내 건축물의 바닥면적을 모두 합친 면적의 비율로 높이를 의미) 혜택을 받으면 혜택의 절반은 임대주택으로 내놔야 한다. 정부와 서울시가 이를 매입해 행복주택으로 공급하는데 이번에 처음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행복주택 물량이 나온 것이다.


면적대는 전용면적 49㎡나 59㎡로 신혼부부가 살기에 적당한 소형 규모다. 보증금 1억3800만∼1억6900만 원에 월 임대료가 49만∼60만 원 선이다. 보증금을 좀 더 내면 월 임대료는 덜 내도 된다. 예를 들어 보증금이 1억8800만∼2억3000만 원까지 올라가면 월 임대료는 24만∼30만 원까지 떨어진다.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의 경우 59㎡는 보증금 1억 원에 월 임대료 280만 원,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 49㎡는 보증금 1억 원에 월 임대료 240만∼250만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보증금 규모를 감안하더라도 행복주택 월 임대료가 3분의 1∼4분의 1수준이다.

◇80%는 서초·강남구 주민이 1순위인 우선공급 =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강남 아파트에 6∼10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394가구 가운데 80%인 316가구는 우선공급용이고 일반공급용은 78가구에 불과하다.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이 130가구 중 104가구(80%),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가 116가구 중 93가구(80%),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S가 91가구 중 73가구(80%),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가 57가구 중 46가구(80%)가 우선공급용으로 배정됐다.

신혼부부 행복주택에서 우선공급은 해당 아파트가 건설된 구에 현재 거주하는 사람에게 입주 우선권을 준다는 개념이다. 우선공급에서 경쟁이 생기면 ‘순위→배점→해당 순위 지역의 거주기간이 오래인 자→추첨’ 순으로 당첨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때 1순위는 해당 자치구에 거주하는 사람이고 2순위는 해당 자치구 외 서울시에 거주하는 사람이다. 배점은 서울시에 3년 이상 거주하면 3점, 3년 미만 거주하면 1점을 준다. 결국 이번 재건축 행복주택이 위치한 구인 서초구와 강남구에 오래 산 토박이 신혼부부가 당첨될 확률이 높은 구조다.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공공주택 사업자는 100% 이내 범위에서 우선공급 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다. 서울도시주택공사(SH) 관계자는 “임대주택을 반대하는 ‘님비현상’이 심하다”며 “해당 구 거주자 입주비중을 높여야 임대주택에 대한 자치구의 반발이 그나마 작기 때문에 우선공급 비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일 다른 구에 배정을 많이 하면 민원까지 들어온다는 게 SH 측의 설명이다.

◇행복주택도 금수저용? =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남 재건축 행복주택 입주 소식을 듣고 신청을 기다리던 신혼부부 사이에선 “행복주택마저 부유층 자녀를 위한 금수저용 아니냐”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행복주택 입주 자격 상 벌이나 모아둔 재산은 적어야 하지만, 현재 서초구나 강남구에 살고 있어야 당첨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행복주택에 입주하려는 신혼부부는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2017년 3인 가구 기준 500만2590원)여야 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공공성이라는 행복주택의 목적성과 맞지 않게 중산층 세입자에게 월 임대료 할인 혜택만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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