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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리뷰 톡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6일(月)
‘건축의 도시’ 돌아보며 치유되는 상처… 마음까지 따뜻해지네… 영화 ‘콜럼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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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디애나주 콜럼버스에서 몇 주간 살다 온 것 같다. 현대 건축의 메카로 불리는 그곳에서 다양한 모더니즘 건축물을 감상한 후 엘리엘 사리넨, 제임스 폴섹, 데보라 버크 등 유명 건축가들의 이름이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 같은 착각에도 빠진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음 따뜻한 사람들과 만나 힐링이 된 듯 기분이 상쾌해진다.

비디오 에세이스트인 한국계 미국 감독 코고나다의 장편 데뷔작 ‘콜럼버스’(사진)를 보고 나면 이런 느낌이 든다. 건축 다큐멘터리에 멜로 코드를 살포시 얹은 듯한 이 영화는 가족의 의미와 죽음 등의 메시지도 가볍게 건드린다.

서울 출판사에서 번역 일을 하고 있던 진(존 조)은 콜럼버스에서 갑자기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인 아버지를 보기 위해 이곳에 온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 진학을 미루고 동네 도서관에서 일하는 케이시(헤일리 루 리처드슨)는 우연히 진을 만나게 된다. 건축을 공부하고 싶지만 약물중독인 어머니를 두고 떠날 수 없어 주저앉은 케이시는 진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순서대로 건축물을 소개한다. 아버지와 서먹한 관계인 진은 케이시의 설명을 들으며 아버지가 노트에 그려놓은 건축물의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고,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준다.

영화에서는 콜럼버스 건축물 투어가 전개된다. 케이시가 자신이 힘든 시절에 건축물을 보며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고 설명하는 방식으로 퍼스트크리스천처치를 비롯해 어윈콘퍼런스센터, 어윈유니언뱅크, 노스크리스천처치, 밀러하우스 등 유명 건축물을 보여준다. 카메라 앵글은 시종 넓은 화각으로 건축물을 응시한다. 거기에 진과 케이시의 사연을 녹여내며 사람과 어우러진 건축의 미를 강조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서로 호감을 느끼며 조금씩 가까워지는 선까지 보여준 후 그들의 감정이 발전할지에 대해서는 여운을 남긴다.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존 조는 감정변화의 폭이 크지 않은 영화의 톤에 맞춰 적절한 연기를 선보인다. 여기에 할리우드 라이징스타인 헤일리 루 리처드슨의 귀여운 매력이 더해져 따뜻한 작품이 완성됐다. 코고나다 감독은 일본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외아들’ 도입부에 나오는 ‘인생의 비극은 부모 자식의 유대관계에서 시작된다’는 대사를 인용하며 “진은 떠나고 싶어 하고, 케이시는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두 사람의 각기 다른 갈망은 그들이 느끼는 삶의 무게와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1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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