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축구’ 과르디올라, EPL마저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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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獨리그 석권 이어 정상
맨시티 부임 2시즌 만에 우승
역대 최단기간 우승 타이 기록
팀 18연승·최다득점 등 이끌어
선수들 잠재력 발굴 능력 탁월

주제프 과르디올라(47·왼쪽 사진) 감독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까지 평정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시티는 16일 오전(한국시간) 지역 라이벌이자 2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에 0-1로 패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맨체스터시티는 28승 3무 2패(승점 87).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2승 5무 6패(승점 71). 맨체스터시티가 남은 5게임에서 모두 패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모두 승리하더라도 순위 변동은 없다. 맨체스터시티는 남은 5경기에서 3승을 추가하면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승(30승·2016∼2017시즌 첼시), 최다 승점(95·2004∼2005시즌 첼시)을 경신한다.

맨체스터시티는 1936∼1937, 1967∼1968, 2011∼2012, 2013∼2014시즌에 이어 통산 5번째 잉글랜드 1부리그 정상에 올랐다. 맨체스터시티는 지난 2월 카라바오컵(리그컵) 우승에 이어 올 시즌 2관왕을 달성했다.

맨체스터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단 기간 우승과 타이를 이뤘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33경기 만에 우승을 차지한 건 2000∼2001시즌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올 시즌 맨체스터시티뿐이다.

맨체스터시티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인 18연승을 남겼고 최다 득점(93골), 최소 실점(25골), 최다 홈 승리(14승), 최다 원정 승리(14승), 최다 슈팅(447회), 최다 유효 슈팅(234회), 최고 패스 성공률(88.76%), 최고 평균 점유율(71.22%) 등에서 1위에 올랐다.

그리고 스페인 출신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에 이어 프리미어리그마저 석권했다. ‘우승 청부사’ 과르디올라 감독은 2008년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에서 사령탑으로 데뷔, 프리메라리가에서 3차례(2008∼2009, 2009∼2010, 2010∼2011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또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지휘봉을 잡아 분데스리가에서 역시 3차례(2013∼2014, 2014∼2015, 2015∼2016시즌) 정상에 올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차례(2008∼2009, 2010∼2011시즌) 우승했다.

지난 시즌부터 맨체스터시티를 조련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페인 특유의 점유율 축구를 독일에 이어 잉글랜드에 성공적으로 ‘이식’하며 유럽 3대 리그에서 우승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맨체스터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과 처음 손발을 맞춘 지난 시즌엔 3위였고, 올 시즌엔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이 완벽하게 녹아들면서 1위를 차지했다.

맨체스터시티는 선수 영입에 거액을 쏟아부으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을 적극 지원했다. 맨체스터시티가 지난 2시즌동안 선수를 데려오면서 지출한 금액은 5억 파운드(약 7640억 원)에 이른다. 물론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한데 묶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탁월한 리더십이 있었기에 맨체스터시티는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축할 수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해 조직력을 극대화했다. 하지만 전술, 전략에선 양보하지 않고 자신의 축구철학을 추구했다.

맨체스터시티 주장인 수비수 뱅상 콩파니(32)는 “내가 20세에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났다면 더 완벽한 선수로 성장했을 것”이라며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그의 지도를 받은 선수들은 모두 성공했다”고 말했다. 콩파니는 “과르디올라 감독과 함께한다는 건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맨체스터시티 구단 최다득점(199골)을 유지하고 있는 세르히오 아궤로(30)는 “과르디올라 감독은 내가 만난 최고의 사령탑”이라고 밝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또 ‘맞수’ 조제 모리뉴(55·오른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에게 2시즌 연속 판정승을 거뒀다. 포르투갈 출신 모리뉴 감독 역시 지난 시즌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지휘했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시티는 3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6위였고 올 시즌엔 맨체스터시티가 정상에 올랐다.

모리뉴 감독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 2시즌 동안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와 경쟁했고 둘은 사이좋게 한 차례씩 정상에 올랐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