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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6일(月)
핵·경제 竝進은 김정은 夢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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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 베이징 특파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들어온 지난달 26일은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에게는 ‘악몽’ 같은 날이었다. 외신 보도로 알려진 특별열차를 타고 온 북한의 인사가 최고위급이라는 ‘감’은 있었지만 김 위원장인지 혹은 동생 김여정인지 도저히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의 의전으로 봐서는 김 위원장일 가능성이 매우 컸다. 하지만 중국의 대북 경제 제재 동참에 따른 최악의 북·중 관계를 감안했을 때 뜻밖의 상황이어서 특파원들은 우왕좌왕했다. 김 위원장은 그렇게 전격적인 비공식 방중으로 국제사회의 허를 찔렀다.

김 위원장의 방중에는 북·중 관계 개선 필요성도 작용했을 것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에 더해 며칠 동안 해외를 방문해도 문제없다는 자신의 권력 기반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로 풀이했다. 사실 김 위원장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 스타일은 비슷한 것 같지만, 매우 다르다. 성장기에 계모 밑에서 자란 김정일은 애정 결핍 때문에 공격적인 성향이 강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부모 밑에서 정상적으로 자랐고, 서구 국가에서 유학한 경험도 있다. 미국 프로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먼과 우정을 쌓고 공식적인 외교 행사에 부인 리설주를 대동하는 것도 아버지와 다른 북한 3세대 지도자의 특징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둘 간의 가장 큰 차이는 통치행위의 결과다.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혹독한 경제적 궁핍의 시기를 ‘선군(先軍)사상’으로 극복하려 한 김정일 체제는 북한 주민에게 큰 고통을 줬다. 2000년대 들어 경제 개혁 정책을 추진하긴 했지만 결국 군부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 굴복해 다시 선군정치로 되돌아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2년 이후 김 위원장 집권 6년간 권력 강화 전략을 고강도 정치 탄압, 풀뿌리 경제의 자유화, 핵 개발 프로그램 지속 추진 3가지로 요약했다. 김 위원장 체제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는 이른바 ‘핵·경제 병진 노선’인 셈이다. 정치적 탄압은 인민보다는 정치 엘리트와 군부에 집중됐다. ‘장마당’으로 상장되는 시장경제 요소 도입과 사기업 허용은 국제 제재 속에서도 북한 경제를 버티게 해줬다. “인민을 공포에 떨게 했지만, 배는 채워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고, 올해 들어서는 평화 공세에 나서고 있다. 한 중국 교수는 “김 위원장이 처음부터 지금 상황까지 내다보며 주도면밀하게 전략을 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부터가 진짜 김 위원장의 게임이다. 상당수 북한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쉽게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을 지렛대로 삼아 핵·미사일 실험 동결과 제재 완화를 맞바꾸려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대화의 장으로 나온 것 자체가 더 이상 핵·경제 병진 노선을 고수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의 표현이라고 봐야 한다. 게다가 상대방은 ‘장사꾼’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핵 포기를 과감하게 선언하지 않으면 다시 ‘고난의 행군’이나 그 이상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핵과 경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임계점까지 온 것이다. 세계는 김 위원장이 ‘현명한 독재자’의 길을 걸을지 아버지와 같은 ‘포악한 독재자’의 길로 회귀할지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

utopian21@
e-mail 김충남 기자 / 국제부 / 차장 김충남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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