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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석 교수의 古典名句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6일(月)
廬山眞面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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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識廬山眞面目 只緣身在此山中(불식여산진면목 지연신재차산중)

여산의 진면목을 알 수 없는 것은 내가 이 산속에 있기 때문이네

북송 소동파의 ‘제서림벽(題西林壁)’이라는 시의 후반부다. 전반부는 “가로로 보면 고개로 보이는데 옆에서 보면 봉우리가 되네. 멀고 가깝고 높고 낮음에 따라 각각 다르네”인데, 각도에 따라 여산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줌을 말하고 있다. 이어 시인은 여산의 진면목은 그 속에 있으면 오히려 제대로 알 수 없다는 말로 시를 끝맺는다. 역대로 여산을 노래한 명시가 많지만, 대표적인 것은 “날아서 바로 삼천 척 아래로 떨어지니 아마도 은하수가 구천에서 떨어지는 것 같구나”라는 구절로 널리 알려진 이백의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다.

이백의 시가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호방함의 극치를 과시한다면, 소동파의 시는 담백한 서술 속에서도 한없이 깊고 오묘한 철리의 맛을 잘 보여준다. 흔히 당인은 정(情)으로 시를 쓰고, 송인은 이(理)로 시를 쓴다고 하는데 두 작품을 보고 있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시로 인해 후대 ‘불식여산진면목’이라는 성어가 나왔는데 사물이나 정황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없을 때 쓰는 말이다. 어떤 사물이나 정황을 파악할 때는 부분만 봐서는 안 되고 전체를 두루 살펴야 한다. 그 속에 있으면 부분에 가려서 전체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때로는 밖에 있는 사람이 그 전체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소동파도 무려 10일 동안이나 여산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유람을 했지만, 그 참모습을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과연 여산 밖에 있는 사람은 여산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 전체적이고 개략적인 인상을 볼 수 있을 뿐 그 속내는 알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산의 진면목은? 짧은 시구지만 많은 생각 거리를 던져준다.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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