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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6일(月)
정규직化가 국책硏 비정규직 박사들 내쫓는 이율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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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적극 추진해온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化) 정책으로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원들이 대거 짐을 싸고 있다. 비정규직의 고용을 안정시키겠다는 선의(善意)가 도리어 해고의 칼날이 되어 돌아오는 이율배반(二律背反)이다. 최근 정규직 전환계획을 확정한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비정규직 직원 130여 명 중 50명 가량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한다. 직업능력개발원에서도 260여 명 중 120명 정도는 연구소를 나가야 할 처지다.

문 대통령이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한 이후 공공기관에서는 앞다퉈 정규직화 작업이 진행돼 왔다. 지난 10일엔 전체 대상 20만5000명의 절반 수준인 10만 명의 전환 계획이 확정됐다는 발표도 나왔다. 외견상 순항처럼 보이지만, 해당 기관마다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문 대통령이 시범 케이스로 삼은 인천공항공사만 해도 정규직·비정규직 간 내홍이 터져 나오더니, 결국 대상자의 70%가 본사 아닌 자회사 정규직이 되는 편법으로 귀결됐다. 국책 연구기관은 정부 출연금과 외부 수탁 과제로 얻는 수익으로 운영된다. 인건비 예산 지원 없이 정규직화를 종용하니 전체 인력을 유지할 수 없다. 단기 계약직 연구원, 위촉연구원은 정부 가이드라인상 정규직 전환 대상이라도 계약 만료가 돌아오면 서둘러 내보내 비정규직 비율을 낮추는 것이다.

국책 연구기관의 석·박사급 인력은 국가 미래를 열어갈 중요한 자산이다. 최대한 이들의 두뇌를 활용해도 부족할 판에 이런 식으로 헌신짝 버리듯 내쫓으면 국가 연구역량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획일적인 정규직화 정책이 아니라면 안정적 형태는 아니라도 고용은 유지했을 것이다. 2007년 비정규직 보호법이 ‘2년 근무 후 해고법’으로 변질된 전례를 연상케 한다. 단순 직종 종사자들은 보란 듯이 정규직으로 올려주면서, 정작 연구의 주력은 무더기로 퇴출하는 나라가 정상인가. 본말이 전도된 정규직화 정책은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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