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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지식카페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8일(水)
가짜뉴스, 진짜보다 리트위트 비율 70% 많고 6배 빨리 확산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김지윤·제임스 김의 데이터로 보는 세상 - ⑭ SNS 시대 ‘여론조작’ 위험성

로힝야 사태 등 편향된 메시지
페이스북 등 SNS 통해 유포돼

美 88% “뉴스 사실여부 혼란”
32% “페이크 뉴스 자주 본다”
14% “가짜인 줄 알면서 공유”

SNS업계, 거짓정보 대책 부심
獨, 포털업체에 벌금 물리기도


지난 4월 10일과 11일, 페이스북(Facebook)의 젊은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미연방의회에 들어섰다. 얼마 전 불거진 영국 데이터 분석기업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의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한 미국 연방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기 위해서다. 무려 8천700만 명의 개인 정보를 수집해서 이를 제3자에게 넘겨준 사건은 영국의 뉴스 매체인 채널4의 잠입 취재로 밝혀졌는데, 이 정보를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캠프도 넘겨받은 것이 확인됐다.

페이스북의 수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역사적인 해로 기억될 만한 2016년, 미국에서는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가 45대 대통령에 당선됐고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를 선언했다. 간신히 유지돼 오던 국제질서가 요동치면서 세계는 긴장했고 조심스럽게 한 해를 보냈다.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을까? 경제 불평등, 난민 이슈, 극우 포퓰리즘과 같은 이론적인 논의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흥미로운 주제가 많은 이의 눈길을 끌었다. 바로 ‘가짜뉴스’(fake news)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바로 이 가짜뉴스가 생산 및 확대되는 거대한 플랫폼으로 사용됐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얼마 전에는 페이스북이 미얀마의 로힝야족 인종청소가 확산되는 데 일조했다는 비난마저 나왔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을 소탕하겠다는 미명 하에, 미얀마 군부는 수천 명의 로힝야족을 살해하고 70만 명이 넘는 난민을 발생시켰다. 이러한 인종청소가 자행될 당시, 이슬람교도들이 불교도를 공격할 것이라거나 반대로 불교도들이 이슬람교도들을 살해할 것이라는 등 확인되지 않은 다수의 메시지가 페이스북을 포함한 다수의 SNS를 통해 유포됐다. 공포스러운 메시지가 SNS를 넘나들 때 페이스북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심지어, 로힝야족 ‘인종청소’ 의혹 규명을 위한 유엔 인권이사회 국제조사단의 단장인 마르주키 다루스만은 “페이스북이 증오 발언 확산을 통해 대중의 갈등과 충돌을 부추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얀마의 극우 불교단체인 ‘마바타(Ma Ba Tha)’의 지도자인 위라투는 주로 페이스북을 활용해 ‘반(反) 로힝야’ 정서를 자극해왔지만, 페이스북은 최근에야 그의 계정을 삭제하는 등 소극적인 대처에 그쳤다. 이 정도면 페이스북으로서는 사면초가인 셈이다.


가짜뉴스의 유통망? 바로 우리

그렇다면 도대체 가짜 뉴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미국이나 유럽에서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가짜뉴스의 제작 및 유포의 주체로, 많은 사람은 러시아를 꼽을 것이다. 물론, 이는 충분히 의심 갈 만한 그리고 많은 증거가 입증해준 사실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평범한 시민들이 호기롭게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11월 20일 뉴욕타임스는 흥미로운 기사를 올렸다. 세계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알려진 조지 소로스의 후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반대하는 시위가 텍사스 오스틴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가짜뉴스가 어느 한 시민의 트위트와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유포됐는데, 이 뉴스는 불과 이틀 만에 검색어 순위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인 NPR는 11월 23일 뉴스 보도를 통해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짜뉴스 매체를 운영하는 제스틴 콜러(Jestin Coler)를 소개한 바 있다.

콜러는 겉으로는 극히 평범한 중산층에, 민주당 소속으로 등록된 가정적인 남성이었다. 그런데, 백인 민족주의 단체의 극단주의적인 이데올로기를 무너뜨리고 싶은 마음에 가짜뉴스 매체를 약 25개나 운영해서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콜러의 마지막 말은 의미심장했다. 그는 설혹 자신의 매체가 차단된다 하더라도 가짜뉴스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콜러가 이러한 주장을 하는 데는 충분히 납득이 갈 만한 이유가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가 정치적 이슈를 확산시키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뉴스피드와 같은 기능은 사용자가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성향의 뉴스와 친구의 글을 선별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편향성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특정한 성향의 글만 지속적으로 읽으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한쪽으로 생각이 더욱 공고해진다는 것이다.

SNS에서 가짜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더욱 많이 그리고 더욱 빨리 퍼져나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약 300만 명이 트위트한 12만6000건의 뉴스를 분석한 결과, 가짜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리트위트 비율이 70% 더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진짜 뉴스가 1000명 이상의 트위터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가짜뉴스는 적게는 1000명부터 많게는 1만 명까지 리트위트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이다. 가짜뉴스는 전달되는 속도 또한 진짜 뉴스에 비해 6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기도 했다. SNS 이용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8년 현재 전 세계 SNS 이용자 숫자는 25.5억으로, 2015년의 20.4억보다 25% 이상 증가했다. 앞으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 건 한국 사회만은 아닌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갤럽 여론조사가 2001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50세 미만의 응답자 사이에서 언론에 대한 신뢰가 55%에서 26%로, 50세 이상 응답자 중에서는 50%에서 38%로 하락했다. 기존 언론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다 보니 새로운 정보 제공자를 찾게 되는 것이다. 또한 언론 정보의 제공이 이전처럼 종이신문이나 TV를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SNS라는 새로운 플랫폼과 스마트폰이라는 편리한 매체를 통해서도 이뤄지고, 이를 통한 뉴스 습득 비율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의 로이터스 언론연구원이 출간한 2017년도 보고서에 의하면 약 12%의 세계 인구가 SNS를 기본 뉴스 출처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고, 18∼24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28%나 차지했다.

또한 퓨리서치센터가 2016년 12월에 진행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인의 88%가 가짜뉴스 때문에 사실 여부가 혼란스럽다고 응답했고, 32%는 가짜뉴스를 인터넷에서 자주 본다고 말했다. 약 40%의 응답자는 가짜뉴스를 식별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14% 정도의 응답자는 가짜뉴스인 걸 알면서도 이를 SNS를 통해 공유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공유 당시 가짜뉴스인지 몰랐다는 응답자는 16%였다.


건강한 규제의 필요성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와 선택을 해야 할까? 한 가지 방법은 시장에 맡기고 기다리는 것이다. 로이터스 언론연구원이 2017년에 143명의 언론 임원들과 편집장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이들은 결국 정통 언론이 제공하는 진짜 뉴스가 이길 것이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이 급속도로 확장됨에 따라 대책 마련은 필요하다.

▲  김지윤·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여러 전문가는 언론사들이 합병과 투자를 통해 자신들만의 정보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뉴스는 광고 중심적인 수익 모델보다 멤버십 수익 중심적인 형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여기에서는 인터넷 콘텐츠 사용자를 익명에서 충성심 높은 사용자로 얼마나 변환시키는지가 관건이다.

광고 형식 또한 뉴스같이 위장된 홍보가 아니라 언론사에서 믿을 만한 브랜드나 스폰받는 콘텐츠에 대한 광고만 허용할 것이고, 팝업 뉴스는 물론 콘텐츠 유포와 모바일 경고 그리고 잠금화면 메시지에 대한 투자와 개발에 더욱 많은 힘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SNS 업체들은 가짜뉴스를 찾아내는 알고리즘 개발에 더욱 많은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속속 발표하고 있다. 또한 정보 기술혁신을 통해 오디오, 비디오 및 VR에 기반한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 중심적인 뉴스와 정보를 더욱 많이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같은 기술을 도입시켜 가짜뉴스와 거짓 정보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첨단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2016년 9월 페이스북이 개발한 알고리즘이 닉 우트가 찍은 그 유명한 “네이팜 소녀” 사진을 아동 포르노로 처리하며 계정을 정지시켜 콘텐츠가 검열 차단된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 이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기술과 데이터는 정성적 구분이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정부도 나서고 있다. 독일은 올해부터 가짜뉴스 유포를 방치하거나 도움을 주는 포털업체에 5000만 유로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고 뉴스 유통이 가능한 인터넷 매체들은 6개월마다 가짜뉴스와 관련된 처리 내역에 대한 통계를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시민의 감시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시키며 일반인들 또한 정부에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이러한 정책이 가짜뉴스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기엔 부족하겠지만 시장의 자정 능력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보고 있지 않다는 증거인 셈이다. 2016년의 미국 대선과 브렉시트의 사례는 물론, 그 외에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같은 이름 모르는 업체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1731년 5월 자신이 운영하는 펜실베이니아 가제트(Pennsylvania Gazette)지에서 “진리와 오류가 공정한 플레이를 할 때, 전자는 항상 후자보다 우세하다”(when truth and error have fair play, the former is always an overmatch for the latter)고 주장한 바 있다. 결국은 페어플레이를 할 환경을 어떻게 구축해 내는지가 관건이다. 새로운 정보와 통신 시대에 맞선 우리는 정부의 역할도 고민해야 한다. (문화일보 2018년 2월 28일자 26면 13 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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