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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His Story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8일(水)
내 이름 흔해 등단때 고민…‘문학 추구하는 마지막 아이’ 殘兒로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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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만 관장과 함께 박물관을 일궈온 부인 여순희 씨가 자신이 만든 테라코타 흉상을 설명하며 미소 짓고 있다. 김선규 기자
김용만의 필명사연과 박물관

1992년 개관 뒤 신관도 마련
30년 수집 세계문학 자료 보존

아내가 만든 작가들 흉상 볼 만
‘흙과 문학 체험’인기 프로그램


잔아문학박물관에서 잔아(殘兒)에는 그 이름만큼이나 흥미로운 사연이 숨어 있다.

김용만 관장은 40대 후반에 늦깎이로 데뷔하면서 등단 이름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김용만이라는 흔한 이름이 문제였다. 이미 유명한 개그맨이 있고 그 외에도 사회 각계에서 활약하는 동명이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문단에서는 보통 동명이인일 경우 나중에 등단한 후배 작가가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필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김 관장은 ‘자나(JANA)’라는 필명을 떠올렸다. 이국적이면서도 여성적 자아가 느껴지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러다가 ‘자나’가 개그맨의 유행어로 소비되고 또 이국적이지만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느낌이 들어 영문명을 그대로 둔 채 ‘잔아’를 한자어로 바꿨다. ‘마지막 아이’, 즉 문학을 추구하는 최후의 순수한 동심이라는 말로, 평소 소신과 잘 맞아떨어졌다. 더구나 어느 날 박물관을 방문한 기독교계 지인이 뜻밖의 의미를 전해줬다. “기독교적 역사관에서 잔아는 노아의 방주에 남겨진 마지막 인류이자 시초로 해석된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문학박물관의 이름 앞에 잔아를 붙였고, 지난해에는 이를 제목으로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박물관은 1992년 경기 양평군 서종면의 2만3000㎡(약 7000평)의 땅을 매입해 이주한 후 설립했다. 2009년에는 잔아문학촌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고 2010년 사립박물관으로 등록했다.

박물관에는 김 관장의 작품과 한국문학 관련 자료가 전시돼 있다. 박완서, 김남조, 허영자, 이문열, 신경숙 등 한국 현대문학 주요 작가들의 작품과 사진, 지난 30년간 발로 뛰며 수집한 세계문학 자료들이 보존돼 있다. 또 부인이 만든 테라코타(점토로 구워낸 토기) 작품들도 눈에 띈다. 현대 작가와 평론가들의 흉상이 테라코타로 문학관 한쪽에 세워져 있다.

‘글과 흙의 놀이터’라는 박물관 부제처럼 아이들이 흙을 만지며 문학을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 프로그램은 꽤 인기가 높아서 벌써 1∼2년 치가 예약된 상태다.

하지만 원로 작가 부부가 사비로 운영하기엔 벅차다. 특히 김 관장 사후에 박물관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3층짜리 새 전시관을 지어놨다. 이제는 전시관을 어떻게 꾸밀지가 문제다. 디지털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힘에 부치지만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다면 바랄 게 없겠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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