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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8일(水)
[단독]‘존재’도 모른다던 與… 콕집어 드루킹 고발취하 요청,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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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7년 9월 20일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에 취하를 요구한 19대 대통령선거 관련 고발 사건 리스트. 당시 양당 합의에 따라 국회의원과 당직자에 대한 고발만 취소하기로 했으나 민주당이 요구한 총 9건 중 노란색으로 표시된 1건만 의원이나 당직자가 아닌 일반인이었다. 이 일반인들은 문서에 ‘성명불상 14인’으로 표기돼 있는데, 당시 민주당과 협상을 벌였던 옛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이들 중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가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초 원칙에 없던 일반인 포함
“사정당국 수사 겁낸 것” 해석

당시 黨지도부 고발취하 결단
黨관계자“문팬지기 이름 고발
드루킹 포함 여부 몰라” 해명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과 19대 대선 관련 고발을 서로 취하키로 합의하고 국민의당에 제시한 리스트에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주범인 김동원(49·필명 드루킹)이 포함된 것은 민주당이 김 씨의 존재와 역할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향후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당초 고발 취하 대상을 국회의원과 당직자로 한정하기로 원칙을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일반인인 김 씨를 포함시킨 것은 당 지도부나 대선 캠프의 핵심 관계자가 연루된 것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볼 수 있어 당 차원의 공식 해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대선 때 어떤 역할했나 = 그간 민주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 씨의 역할은 물론 존재 자체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지지자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뜻을 글로 쓰거나 올리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식이었다. 하지만 18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민주당이 국민의당에 고발 취하를 요청한 9건 중 유일하게 김 씨가 포함된 일반인 고발건이 포함된 것은 민주당 차원에서 김 씨 등의 역할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던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당시 양측이 국회의원과 당직자가 해당된 고소·고발건만 취하하자고 합의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김 씨 건이 포함된 안을 갖고 온 것은 김 씨가 어떤 일을 하다가 고소·고발을 당했는지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이 ‘의원·당직자에 한해 고발 취하’라는 당초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김 씨를 취소 명단에 포함시킨 것은 사정 당국의 수사를 통해 김 씨의 존재나 역할이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국민의당은 성명불상자 14명을 고발하며 ‘문팬 운영위원회’라는 명칭의 유사 기관을 설치해 회원들에게 댓글 게시, 실시간 검색 등을 지시 유도하는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고 적시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들에 대한 고발 취하를 결정한 것은 이들이 단순 지지자 선을 넘어 ‘조직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김 씨 등 14명의 역할과 고발 취하 과정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팬 카페지기 이름으로 고발된 것이어서 김 씨가 포함돼 있는지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고발 취하, 윗선 지시 있었나 = 당시 양 당간 고발 취하 협상은 송기헌 민주당 법률지원단장과 이용주 당시 국민의당 의원이 맡았다. 송 단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정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당시 고발 취하 대상은 법률지원단에서 일하던 외곽의 변호사들이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법률지원단 윗선 또는 외곽에서 드루킹의 고발 취하 ‘지시’가 전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시 고발 취하는 당 지도부의 ‘결단’에서 이뤄졌다. 당시 정치권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에 대한 국회 표결을 앞두고 경색된 대야 관계를 풀어야 했던 상황에서 굳이 대선 관련 고발사건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당 지도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고발 취하 과정은 당직자들이 고발 취하가 필요한 사건에 대해 변호사들에게 직접 연락을 돌리며 이뤄졌다. 한 국회 관계자는 “고발 취하 대상 선정은 결국 정치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화일보가 사정당국에 확인한 결과 지난 대선 이후 민주당이 국민의당에 고발취하를 요청한 ‘성명불상자’ 14명 중에 김동원이라는 이름은 없지만 드루킹이라는 ID를 쓰는 사람도 포함돼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mail 민병기 기자 / 정치부 / 차장 민병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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