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폭발 ‘구멍난 여객기’ 몰고 비상착륙… 148명 구한 女조종사 美 ‘영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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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 슐츠
탑승객들 “神이 천사를 보냈다”

미국 해군 출신 여성 조종사의 침착한 대응이 3만 피트(9144m) 상공에서 엔진이 폭발한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 사고의 대형참사를 모면하게 했던 것으로 나타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7일 승객과 승무원 149명을 태우고 뉴욕에서 텍사스주 댈러스로 향하던 사우스웨스트항공 1380편 보잉 737기의 조종사는 미 해군 1세대 여성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태미 조 슐츠(56·사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여객기는 이륙 20분 만에 왼쪽 엔진이 폭발하면서 유리창이 깨졌고 기내 기압이 급강하하는 등 추락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슐츠는 동요하지 않고 즉시 기수를 인근 필라델피아 공항으로 돌려 비상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기체 밖으로 빨려 나갈 뻔했던 여성 승객 1명이 숨졌지만 대형 참사는 모면했다.

슐츠는 관제탑 교신에서 “기체 일부가 소실됐다”며 “탑승객 중 부상자가 있으니 활주로에 도달하면 응급의료진을 보내달라”고 침착하게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탑승객 페기 필립스는 “엔진이 날아가고 기체가 떨어지는 데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던 것은 기적과도 같다. 그는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 어맨다 보먼도 “조종사 태미는 너무 놀라웠다. 신이 우리를 지키기 위해 천사들을 보내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슐츠는 1983년 미국 캔자스주 미드아메리카 내저린대를 졸업해 미 해군 역사상 첫 여성 전투기 조종사로 입대했다. FA-18 호닛 전투기를 함정 위에 착륙시킨 최초 여성 조종사이기도 한 그는 교관으로 복무하다 소령 진급 후 전역해 사우스웨스트항공에 입사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