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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20일(金)
드루킹 사건에 동원된 ‘매크로 프로그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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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입력하면 자동 반복작업… 정치여론戰 · 광고에 활용 쉬워
포털, 댓글數·시간 제한 대응… 원천적 방어는 사실상 불가능

가격 수십만∼수백만원 다양
인터넷서 쉽게 다운로드 가능

드루킹, 보안망 우회 기술 사용
150초 만에 추천 700개 늘려
제3자 아이디 대거 도용한 듯

‘댓글 폐지론’ 포털들 난색 표명
일부선 표현의 자유 제약 우려

구글, 뉴스 클릭하면 언론사로
네이버·다음은 사이트內 게재
돈벌이 위해 상황방치 지적도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 씨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이 발생하자 그가 댓글 조작을 위해 활용한 ‘매크로(macro)’ 프로그램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또 왜 국내 포털업체들이 매크로 공격에 속수무책인지, 이를 막기 위한 보안 정책은 없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댓글로 의사 표현을 하는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일부 제약하더라도, 댓글을 폐지할 필요가 있다는 강경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둘러싼 궁금증 및 이로 인해 제기되는 쟁점을 짚어봤다.

1 매크로란 무엇인가

매크로는 반복 작업을 자동으로 실행하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래밍을 통해 여러 개의 컴퓨터 작업 명령어를 한데 묶어놓고, 키를 한 번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계속 작업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이 한 아이디로 댓글을 쓴 뒤 다시 다른 아이디로 로그인하고 댓글을 쓰는 행동을 반복하는 식이다.

대개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아이디와 인터넷 고유 주소(IP)를 수시로 바꿔가며 공격을 한다. 간단하게는 엑셀 스프레드시트에서도 구현이 가능하다. 매크로는 1990년대 말 PC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 어떻게 구하나

매크로는 인터넷상에서 쉽게 내려받을 수 있다. 실제로 검색 사이트에 ‘매크로’를 검색해보면, 무료로 제공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이 많이 나온다. 구입을 원하는 경우 기술 수준에 따라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이 가격으로 책정돼 있다.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매크로는 고가의 프로그램으로 추정된다. 네이버의 보안망을 우회하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직접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IT 업계 관계자는 “일반인이 하루 이틀 정도 공부하면, 단순한 매크로 프로그램은 만들 수 있다”며 “다만, ‘우회 경로’를 통해 포털 사이트를 공격하는 등의 복잡한 매크로 프로그램은 전문가의 영역이다”고 말했다.

3 드루킹이 사용한 방법은

검찰에 따르면, ‘드루킹’ 김 씨 등은 지난 1월 매크로를 활용,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비판 기사에 공감 추천 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600여 개의 아이디를 활용해 150초 만에 추천 수를 700개 이상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그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 등 제3자의 아이디를 대거 도용해 매크로를 활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 대포폰 등도 사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사를 통해 김 씨와 공범 관계인 다른 ‘댓글 부대’가 무더기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4 드루킹 형사처벌 받나

구속된 김 씨 등 3명이 현재 받는 혐의는 매크로를 이용한 여론조작 행위(업무방해)다. 형법상 업무방해죄에는 ‘정보처리 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해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행위’도 처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형사처벌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검찰은 김 씨가 댓글 추천 수를 조작한 것은 인위적인 여론 조성일 뿐 아니라,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의 댓글 순위 선정 업무를 방해한 행위로 보고 있다. 향후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어 이 혐의 외에 다른 혐의가 늘어나 김 씨가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

5 매크로 사용 분야는

우선 포털 검색 결과를 바꿔 여론을 조작하는 게 어렵지 않다. 이용자가 검색하면, 네이버와 다음은 자사가 운영하는 카페·블로그에서 우선 검색해 그 결과를 상단에 올린다. 매크로를 이용해 조회 수와 공유 수를 높이면 검색 결과에서 다수를 점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주로 맛집 추천에 쓰이는 광고 전략이 정치 여론전에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매크로는 이 외에도 대학교 수강 신청, 명절 기차표 예매, 가수 콘서트 예매 등 동시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주 쓰이고 있다.

6 국내포털 조작방지 정책은

네이버·다음 등 포털은 댓글 조작을 막기 위해 아이디당 하루에 쓸 수 있는 댓글 수를 제한(네이버 20개·다음 30개)하고 있다. 아울러 댓글을 연속으로 못 쓰도록 댓글 등록에 시간 제한(네이버 10초·다음 15초)을 두고 있다.

네이버는 또 동일한 IP 대역에서 일정 횟수 이상 로그인을 시도하거나 동일한 내용의 댓글을 반복해서 올릴 경우 ‘캡차(CAPTCHA)’를 띄운다. 10분 내에 일정 수치 이상 공감이 클릭될 때도 마찬가지다. 캡차는 사용자가 사람인지, 컴퓨터 프로그램인지를 구별하는 프로그램이다. 카카오도 비슷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포털들이 매크로를 막을 근본적인 방법은 없다. 포털이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하면, 이 정책에 적응해 새로운 매크로를 내놓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포털이 원천적으로 매크로 공격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7 해외포털은 다른가

구글을 통해 뉴스를 클릭하면, 구글이 아닌 해당 언론사로 옮겨가는 ‘아웃링크(out-link)’ 방식을 쓴다. 이 사이트의 뉴스 페이지에는 기사 제목만 노출된다. 야후도 일부 기사를 제외하고는 아웃링크 방식을 쓰고 있다.

지난 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포털사이트 댓글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털에 댓글을 달 수 있는 기능은) 구글에는 물론 없고, 야후에도 ‘좋아요·싫어요’ 표시만 가능한 것 같다. 중국도 없다. 네이버와 다음만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8 포털 댓글조작 책임은

포털의 소극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들이 크다. 기본적으로 포털이 뉴스를 보여주는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다음 등은 해외 포털사이트와 달리 기사를 자신의 사이트에서 보여주는 ‘인링크(in-link)’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뉴스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로 옮겨가는 ‘아웃링크’ 방식을 쓸 경우, 포털 방문자 수가 당장 줄어든다. 이용자들의 포털 체류 시간도 덩달아 줄 가능성이 크다.

현재 포털에 들어가 댓글을 쓰고 추천을 누르는 게 일반화됐지만, 그 부작용에 대해서는 포털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포털이 돈벌이를 위해 이 같은 상황을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 댓글 기능 폐지 안 되나

포털 측은 현재 댓글 폐지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부작용이 분명히 있지만, 댓글 쓰기를 원하는 이용자도 많다는 이유다.

포털에서 댓글을 쓰고, 특정 댓글에 추천을 누르며 ‘의사 표현’을 하고 싶은 포털 이용자가 많은 상황에서, 포털이 독단적으로 댓글 폐지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포털이 직접 인정하지는 않지만, 포털 수익성과도 직결되는 문제라는 분석이 많다. 아울러 댓글 폐지 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2년 8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5 제1항 제2호 등 위헌확인’ 소송에서 인터넷 실명제가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을 제약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등 과도하게 기본권을 제한한다며 위헌 판결했다.

향후 댓글 폐지 논의가 현실화할 경우, 이 사안도 헌재의 위헌 소송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댓글 폐지를 위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논의하는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10 정치권 반응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포털 사이트의 인링크 뉴스 공급을 원천 차단하는 내용을 담은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뉴스를 포털 내에서 보는 인링크 방식 대신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직접 연결시키는 아웃링크 방식으로 포털 사이트가 개편된다. 바른미래당도 ‘댓글 조작 대응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여론 조작이 가능한 현재의 댓글 배열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인링크 방식 대신 뉴스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방식 도입 등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인터넷 실명제(본인확인조치)를 담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말 제출했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여론 조작을 하는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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