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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20일(金)
대화로 북한 핵 폐기할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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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환 前 駐파키스탄 대사 경남대 석좌교수

지난 2013년 6월부터 3년간 파키스탄 주재 대사로 근무하면서 북한의 핵 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파키스탄은 5개 공식 핵보유국(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은 아니지만, 인도와 함께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식된다. 북한도 이 길을 걷고 있어 국제사회가 제재에 나선 것이다.

북한은 1985년부터 2012년까지 27년 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 한국, 미국, 6자회담으로 상대를 바꿔 협상하면서 8차례나 핵 폐기 합의를 했다. 그러나 북한은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핵시설 사찰과 검증 단계에 들어가면 매번 합의사항을 파기하면서 핵 개발 시간을 벌어 2006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6차례 핵실험을 강행, 핵보유국으로 자칭하기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 김정은은 수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실험 발사와 핵실험으로 국제 평화를 위협했으나 중국까지 포함된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제 제재로 제2의 ‘고난의 행군’ 소문이 나돌자 평화 공세로 태도를 바꿨다. 김정은이 지난달 5일 우리 특사에게 말한 ‘비핵화 메시지’로 한반도 위기는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말∼6월 초 미·북 정상회담이라는 대화 국면을 맞았다.

김정은은 지난달 중국 방문 당시 단계적·동시적 조치에 의한 비핵화를 주장한 이후 한국 특사에게 약속한 비핵화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안전을 보장하는 ‘조선반도 비핵화’의 단계별 보상이 있어야 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은 남북,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단계마다 한국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철수,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한미연합사 해체, 주한미군 철수가 핵심이 될 미·북 평화협정 체결, 미·북 수교 등 정치적·경제적 보상이 있으면 핵을 폐기할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 8일 한국 특사로부터 김정은의 ‘비핵화’ 메시지를 전달받자 김정은을 5월에 만나겠다고 했다. 이어 국무장관에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장을 3월 말 4월 초 사이 극비리에 평양에 파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에 베푼 인내와 양보가 미국에 대한 공격과 도발로 되돌아온 원인이 됐다고 판단, 협상 진용을 대북 강경 인사로 꾸렸다.

미국 행정부는 북한에 최고의 제재와 압박을 하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CVID) 원칙으로 북핵을 단기간에 일괄 폐기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논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회담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렇게 될 경우 군사적 옵션으로 계속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4·27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말∼6월 초 미·북 정상회담은 북한이 대화로 핵을 폐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문 대통령도 19일 청와대에서 가진 국내 언론사 대표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길을 여는 이정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자칫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해온 거짓 ‘우리 민족끼리’에 동조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에서 이탈하는 인상을 주거나, 우리의 안보 태세를 약화시키고 한·미 동맹의 전쟁 억지력을 훼손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 북한의 ‘조선반도 비핵화’ 주장에 대응할 ‘북한 핵(核) 폐기’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일주일 뒤 정상회담에서는 오로지 완전한 북한 핵 폐기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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