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이 최고?… 공무원 선거개입 심각

업적·선거공약 페북에 공유
SNS 내용 보도자료 배포도
인천·울산 등 전국서 발생
검·경에 고발장 접수 잇달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무원들이 입후보 예정인 단체장의 치적을 홍보하는 등 선거에 개입했다가 잇달아 검찰과 경찰에 고발되고 있다.

특히 SNS를 활용해 홍보성 글을 공유·게시했다가 적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주의가 요망된다.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각급 선관위에 따르면 6·13지방선거와 관련, 선관위가 공무원을 직접 검찰에 고발한 사례는 △단체장 업적 관련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가 문제 된 경우 △입후보 예정자의 치적·공약 등을 SNS에 올린 경우 등 두 가지 유형이다.

전남도 선관위는 지난 2월 현직 군수에게 유리한 내용의 허위사실을 언론에 제공한 혐의로 지난 19일 강진군청 공무원 A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인천에서도 시 대변인 B 씨가 단체장의 페이스북에 실린 내용을 보도자료로 작성해 언론에 배포한 혐의로 지난 1월 검찰에 고발됐다.

보도자료 제공보다는 SNS 글 게시로 적발되는 사례가 훨씬 많다. 실제로 광주시 선관위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광주시장 선거에 입후보할 예정이던 구청장의 업적·선거공약 등 53건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작성한 광주 모 구청 직원 C 씨를 지난 3월 검찰에 고발했다.

울산시 선관위도 구청 공무원으로 재직할 당시 SNS 등을 통해 구청장의 업적을 홍보해온 D 씨를 지난 3월 검찰에 고발했다.

상대 정당이나 상대 후보 지지자들에 의해 고발된 경우는 대부분 SNS 글 게시와 관련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 광양·곡성·구례위원회는 광양시청 공무원들이 현 시장을 홍보하는 SNS에 가입해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며 지난 18일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전북 순창경찰서도 “순창군청 공무원들이 군수의 활동과 업적을 SNS에 지속해서 게시했다”며 한 주민이 검찰에 최근 고발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각 지역 선관위는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공무원들의 SNS 관련 위법 행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전남도선관위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SNS 등을 활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과 선거질서를 심하게 훼손하는 중대선거범죄”라며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선거법 위반 공무원을 엄중 처벌하되 내부 고발자는 철저히 보호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광주 = 정우천 sunshine@, 울산 = 곽시열·인천 = 지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