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정상회담 D-4>“北 핵실험 중단선언은 내부 설득용…트럼프에게 엄청난 대가 요구할 것”

- 中 한반도 전문가 인터뷰

“김정은 쉽게 核포기 안할것
中·러의 北 두둔도 노린 듯”

중국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 선언에 대해서 “미국과의 회담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로 성의를 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진창이(金强一) 옌볜(延邊)대 교수는 2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핵 강국을 주장하다가 갑자기 포기한다고 하면 북한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내부 설득을 하기 위해서 핵실험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더 큰 것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또 “핵을 포기하지 않아도 실험 중단으로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중국과 러시아 등이 북한을 두둔하게 해 대미 협상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미·북 회담에 대해 “김 위원장이 대화로 나온 게 미국의 군사 위협과 경제적 제재, 중국의 엄청난 압력 등이 가장 큰 이유이므로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며 엄청난 대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핵 포기에 따른 평화협정 체결에 대해 “미국이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낸다면 북한에 대한 외부 압력도 없어지는 것이어서 평화협정을 하느냐 안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관건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느냐 여부”라고 강조했다. 핵을 포기한다면 북한에 대한 체제 안전 보장은 저절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북한의 경제 건설 노선 전환에 대해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개혁·개방의 속도가 엄청 빠르겠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제재 국면을 타개하지 못해 상당한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재 완화 문제는 “유엔 결의에 의해 제재가 이뤄지고 있어 누가 완화를 얘기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라며 “북한이 행동을 취하면 유엔에서 토론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