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개헌안 접고 추경 집중할 듯

野반발 심해 처리 어려운탓
黨에 ‘특검 가능’ 의견 전달

청와대는 오는 24일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철회를 공식 선언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개헌안 철회와 ‘민주당원 댓글 사건’ 특별검사 도입 등으로 경색된 정국을 시급히 마무리 짓고,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민투표와 6·13 지방선거 동시 실시를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 시한인 23일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야 3당이 특검법 관련 회의도 하는 만큼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 상황을) 마지막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는 만큼 대통령 개헌안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게 청와대 내부 기류다.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국회가 5월 24일까지 관련 표결에 들어가야 하지만, 야당이 저지선(재적 의원 3분의 1)을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통과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표결 전에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만일 국민투표법 처리와 관련한 입장을 낸다면 내일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유감 메시지와 함께 “6·13 지방 선거 이후 개헌 논의는 국회의 몫”이라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투표법 개정 실패로 6·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더 이상 청와대가 개헌 논의를 주도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는 것이다.

대신 청와대는 추경 처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원 댓글 사건’ 특검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민주당에 전달했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입장 메시지를 통해 “특검법은 청와대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회가 특검법을 만드는 주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추경을 하려면 국회 정상화가 필수적”이라며 “특검 도입 여부도 당에 위임한 만큼, 당이 야당과 협상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