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서 ‘半자율주행’… 터널앞 창문 저절로 닫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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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더 K9’ 시승기

지난 17일 시승회에서 만난 ‘더 K9(THE K9)’은 젊어진 겉모습과 각종 첨단 주행보조 기술, 그리고 주행 성능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4050세대가 타깃 고객”이라는 권혁호 부사장의 말을 뒷받침하듯 6년 만에 완전변경된 K9은 뒷좌석뿐 아니라 운전석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차였다.

전장이 5120㎜로 기존 모델보다 25㎜ 길어졌고, 특히 60㎜ 늘어나 3105㎜에 달하는 축거(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 사이 거리) 덕에 옆모습은 한결 날렵해졌다. 달려보니 우선 눈길이 가는 건 최첨단의 주행 보조 기술과 편의 사양이었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차로유지보조(LFA)’ 기능과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의 연계로 고속도로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반(半)자율주행이 가능했다.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차로 중앙으로 주행하도록 조향과 속도를 자동으로 제어했다. 곡선 구간에서는 운전대가 스스로 살짝살짝 움직이며 조향하는 것은 물론 속도도 자동으로 줄어들었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넘으려 하면 운전대에서 꽤 강한 반발력이 느껴졌다. 방향지시등을 조작하면, 후측방모니터(BVM)를 이용해 사각지대가 포함된 영상을 표시해주므로 사이드미러를 보지 않아도 옆 차선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창문을 살짝 열고 주행하다 앞에 터널이 나오자 작동한 ‘터널연동 자동제어’ 기능에는 ‘오∼’하는 감탄사가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창문이 저절로 닫히더니, 공조장치도 내기 순환 모드로 알아서 바뀌었다.

스포츠모드에서는 순식간에 시속 150∼160㎞까지 속도가 올라갔다. 그렇다고 승차감이 희생된 것도 아니다. 시속 40㎞ 정도로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과속방지턱을 넘어도 충격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승한 차는 3.3 가솔린 터보 그랜드 마스터즈 풀옵션 모델로 19인치 스퍼터링 휠, 슈퍼비전 클러스터 등이 적용됐다.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m을 낸다. 가격은 8560만 원 선이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