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原電’ 막은 2명 ‘환경 노벨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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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레칼라칼라와 맥다이드
러시아와 비밀계약 폭로… 무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러시아 간 핵발전소 개발계획을 공개해 무산시킨 현지 환경운동가 2명이 골드만 환경상을 받았다.

23일 CNN에 따르면 남아공의 환경운동가인 마코마 레칼라칼라(52·사진 오른쪽)와 리즈 맥다이드(55·왼쪽)가 올해 골드만 환경상을 수상했다. 매년 전 세계 6대륙에서 한 명씩 대중적인 환경운동을 펼쳐온 환경운동가들에게 시상되는 골드만 환경상은 ‘그린 노벨상’으로 불린다. 수상자들에게 각각 17만5000달러(약 1억8873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레칼라칼라와 맥다이드는 지난 2014년 남아공 정부와 러시아 정부가 남아공에 총 9.6GW(기가와트)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8∼10기를 760억 달러, 82조 원을 들여 건설하는 비밀계약을 맺은 사실을 폭로했다. 레칼라칼라 등은 발전소가 가동되면 다량의 냉각수가 해양으로 배출돼 해양생태계 파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발전소의 건설지역이 지진 위험성이 높아 원전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그러나 당시 제이컵 주마 정부는 이들의 주장을 일축하고 원전건설 계약 취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레칼라칼라 등은 해당 부처를 법원에 고발하는 동시에 반대시위 캠페인에 나섰다. 결국 지난해 남아공 고등법원은 해당 계약이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았고, 관련 기관의 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다고 보고 전체 진행 과정에 대해서 무효 판결을 내렸다. 현재 소송은 대법원 판결을 남겨놓고 있다.

CNN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은 대결에서 두 환경운동가가 정부에 승리했다”고 전했다. 레칼라칼라는 현지 뉴스 프로그램에서 “다만 불의에 맞섰을 뿐으로 앞으로 이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다이드도 “정부는 때로 시민들을 순한 양으로 생각한다”며 “뭔가 부당한 일을 겪었을 때는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골드만 환경상은 레칼라칼라와 맥다이드를 포함해 콜롬비아, 프랑스, 필리핀, 베트남, 미국 등에서 활동하는 6개국 7명이 수상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