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커넥션>‘댓글 자금’ 민주당서 나왔다면 ‘공소시효 7년’ 政資法 위반

김경수 보좌관에 건넨 돈도
전달 경위 따라 政資法 위반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연결고리가 하나둘씩 드러나는 가운데,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가 이 둘을 공범 관계로 잇는 핵심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은 느릅나무출판사의 세무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24일 회계법인을 압수 수색하는 한편, 자금총책으로 지목된 김모(49·필명 파로스) 씨를 조만간 피의자로 소환하며 ‘돈의 흐름’ 수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1년에 11억 원가량, 매달 최소 수천만 원이 필요했던 드루킹 일당의 ‘댓글부대’ 운용에 2017년 대선 당시 민주당 대선캠프가 자금을 지원했는지는 여전히 의혹 대상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 대변인이었던 김경수 의원은 텔레그램, 시그널 등의 메신저를 통해 드루킹과 비밀리에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특별수사에 정통한 검찰 관계자는 “댓글 여론 조작에 쓰인 돈의 출처가 대선 당시 민주당 쪽으로 드러난다면 정치자금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 기간 동안 사용한 돈에 대해서는 정치자금법상 신고를 해야 하는데 매크로 프로그램 등 불법적인 데 쓰인 돈을 적법하게 신고했을 리 없다는 이유다. 이 경우 정치자금을 법에서 정한 용도에 따라 정식으로 회계 처리하지 않고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정치자금법 46조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 이 자금이 정치권에서 불법적으로 조달된 것이라면 정치자금법 45조 위반도 적용될 수 있다.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공직선거법과는 달리 정치자금법 위반은 공소시효가 7년으로 여전히 처벌 가능하다.

돈이 오간 정황이 이미 드러난 김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한모 씨와 드루킹 일당 사이의 500만 원 역시 전달한 경위에 따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율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정치인이 후원금 모금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돈을 받은 것 자체로 정치자금법이 적용된다”면서 “김 의원이 한 전 보좌관의 수수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나중에 알고도 이를 묵인했다는 사정만으로도 김 의원도 공범으로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될 소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빌렸다가 갚은 것”이라는 한 씨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뒷돈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017년 대선 당시 이 돈을 받은 한 씨는 한참 지나 지난달 26일 다시 드루킹 측에 돌려줬다. 드루킹이 25일 구속된 뒤였다. 또 500만 원은 상자에 숨겨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