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대책 발표>“댓글 기능은 뉴스 생산하는 언론사에 돌려줘야”

전문가 ‘포털뉴스 개편’ 해법

댓글 조작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 사업자들의 뉴스 서비스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 등 글로벌 인터넷기업이 적용한 아웃링크(포털에서 언론사 사이트로 바로 연결) 시스템을 도입해 논쟁의 공간을 분산하거나 다원화해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5일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네이버 개편안이 적용되면 매크로(댓글 자동 생성 프로그램) 등은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기술적으로 댓글을 통해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수단이 변형돼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근본적인 구조를 건드려야만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가 제시한 현실적인 대안은 아웃링크다. 한 교수는 “모든 뉴스 유통은 네이버에서 이뤄지는데 이 같은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이해관계를 가진 세력들이 언제든 여론 조작을 다시 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아웃링크 시스템을 도입해서 댓글이 조작될 수 있는 공간을 아예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도 “네이버 자체 비즈니스 모델과 뉴스 유통 방식은 검색 결과와 순위에 대한 조작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라며 “네이버는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반하더라도 아웃링크 같은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논쟁의 장이 다변화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기능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뉴스 유통업자가 여론 조작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해준 셈인데, 댓글 기능은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에 돌려줘 해당 언론사가 댓글을 관리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글 등에선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넘어가고, 댓글도 언론사 사이트에만 달 수 있다. 이어 최 교수는 “네이버는 언론사가 아니면서도 언론 이상의 독점적 파워를 가지고 여론을 주도했지만 그동안 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댓글 실명제 도입을 제안하는데, 네이버 측은 “지난 2012년 제한적 본인 확인제(인터넷 실명제)가 위헌 결정을 받아 사라졌고, 그 뒤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금지됐다”면서 “사업자가 도입할 수 없는 제도”라는 입장이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