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신규자금 늘릴테니, 産銀도 지분만큼 투자해달라”

정부, 총 지원금 1兆 한도에서
추가 자금 투입 긍정적 검토
GM 주요결정 ‘비토권’도 요구

제너럴모터스(GM)가 자회사 한국지엠에 대한 신규투입 자금 규모를 더 늘리는 조건으로 한국 정부도 한국지엠 지분율(17.02%)에 비례해 투자 금액을 늘려달라고 정부와 KDB산업은행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기존 5000억 원 지원 방침에서 1조 원 미만으로 한도를 높여 지원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정부는 오는 27일 GM과 금융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방침이다.

25일 산은과 정부관계자에 따르면 GM은 “희망퇴직금 등으로 비용이 예상보다 늘어났다”면서 이 같은 내용의 추가자금 지원요청을 해왔다. 앞서 GM은 한국지엠에 투입되는 신규자금 28억 달러(약 3조 원) 중 산은도 지분율만큼 자금을 투입해달라고 요구했고, 정부는 GM이 2조5000억 원, 산은이 5000억 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놓고 GM과 협상해왔다.

정부는 GM의 수정 요청에 대해 지분율대로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총 지원 한도는 1조 원 미만으로 한정할 방침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원금액의) 단위가 바뀌는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5000억 원 +α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지엠에 대한 지원금액을 늘리는 만큼 반대급부로 GM의 한국 잔류기간 연장 및 GM의 주요 결정에 대한 ‘거부(비토)권’을 강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지원금액이 늘어나면 GM이 한국에 잔류해야 하는 기간도 늘어날 것”이라면서 “5000억 원에 10년이 적정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지원금액이 늘면 잔류해야 하는 기간은 더 늘어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부는 거부권 확보도 주요 요구사항으로 다룰 계획이다. 정부는 GM이 차등감자를 거부하면 한국지엠 총자산의 20%를 초과하는 자산의 처분·양도 등 중요 결정사항에 대한 거부권과 주주총회 특별의결사항에 대한 거부권을 모두 약속받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GM과 조속히 협상을 마무리 짓고 27일 GM과 금융지원을 위한 MOU를 맺을 계획이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투자확약서는 내달 실사 결과가 나온 뒤 확정 지을 방침이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