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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25일(水)
전략자산 전개비용, 美측 부담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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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삼만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연구실장

지난 11∼12일 제주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2차 회의에서, 미국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될 때 드는 비용을 한국이 부담하라는 미측의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이 전략자산은 한반도 바깥에서 투입되는 항공모함·전략폭격기·스텔스전투기 등으로, 핵무기나 정밀유도무기와 같은 재래식 폭탄을 이용, 대북 억지력을 발휘하는 데 더없이 좋은 수단들이다.

이러한 전략자산의 전개에 따른 비용은 만만치 않다. 무기의 종류나 배치의 규모 및 방식·기간 등에 따라 1회에 최소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에 이를 수도 있다. ‘죽음의 백조’로 알려진 B1-B 전략폭격기는 괌에서 출발, 한국에 도착해 한 차례 전개하는 데 30억∼50억 원이 소요되며, 1개 항모강습단이 한 차례 한반도에 출동, 훈련하면서 군사력을 현시하는 데는 최소 400억∼500억 원이 든다고 한다. 그렇지만 전략적 안정을 통한 한반도 평화와 우리의 경제적 여력을 고려할 때 한·미 동맹이라는 큰 틀 안에서 누가 부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선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실질적인 억제 방안은 한·미 간 잘 조율된 정치·외교적 대응책보다는 군사 전략적 혜안이 대응책으로서 더 긴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이 ‘확장 억제’ 차원에서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배치할 때 드는 비용은 미측이 부담하는 게 맞다. 여기에서 한·미 양국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의 억제다. 이를 위해 전개 비용을 한국보다 미국이 부담해야 하는 이유는 억제 이론의 기본에서 찾을 수 있다.

억제란, 상대로 하여금 어떤 행동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그것으로 초래할 비용이 훨씬 크다는 것을 인식시켜, 그 행동을 단념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억제를 구성하는 네 가지 핵심요소는 역량(capability), 전달(communication), 신뢰성(credibility), 그리고 의도(intention)이다. 영문 약자로 ‘C3I’인데 이 네 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신뢰성’이다. 결국, 핵이나 미사일을 이용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려면 일단 북한이 전략자산을 이용한 미측의 보복 위협을 확실히 믿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껏 그래 왔던 것처럼 미국 자비(自費)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 억제의 4요소 가운데 신뢰와 연계시켜 생각해 보자. 미국이 한국과의 방위공약을 지키기 위해 전략자산을 전개할 때 드는 비용은 회수가 불가능한 매몰비용(sunk cost)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매몰비용에 대한 미측의 부담은 한국방위에 대한 미국 공약의 대외 신뢰성을 높여주는 방안이다. 북한에서 볼 때도 전개 비용을 한국이 대신 지불하는 것보다 미국이 직접 부담하는 게 전개된 미 전략자산의 보복 위협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략은 상대가 있기에 존재 의미가 있고, 기획 및 실행 시엔 항상 상대 중심적이어야 한다. 미 국방부나 합참에선 지금도 나 아닌 상대의 입장에서 분석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총괄평가’란 뜻을 가진 ‘네트 어세스먼트(net assessment)’를 사용한다. 상대 중심적 분석이 가장 자연스럽고 순수하고 객관적인 평가라는 의미다.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따른 비용 부담 문제의 정답은 북한이 싫어하는 것이다. 우리의 전략적 상대는 미국이 아니고 북한이며, 북한 입장에선 한국보다 미국이 부담하는 걸 더 싫어할 것이다. 군사 전략적 고려를 정치·외교적 고려보다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해서 이를 곧 정치에 대한 군의 우위로 인식해선 안 된다. 논리적 선후의 문제이지 위계상 상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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