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인터넷 포털 댓글 자동입력 프로그램 개발자 무죄 선고

인터넷 댓글 자동 입력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로그램 개발자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1부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37)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이들 프로그램이 포털사이트가 정한 기능을 벗어난 요청을 하지 않고 통상의 요청을 대체해 빠른 속도로 댓글 작성, 쪽지 발송 등을 반복 수행했을 뿐”이라며 “통상보다 큰 부하를 유발했다는 이유로 포털사이트 운용을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같은 프로그램이 포털사이트 운용을 방해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데도 가능성만으로 악성 프로그램으로 본다면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장애 발생 가능성만으로 악성 프로그램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A 씨는 광고용 자동프로그램 판매 인터넷 중개 사이트에 가입한 뒤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등 지난 2010년 8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이 같은 프로그램 1만1774개를 팔아 총 3억여 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 씨가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해 포털 등 인터넷 서버의 운용을 방해한 것으로 봤다.

이 프로그램에는 포털사이트에 댓글을 반복적으로 대량 등록해 주거나 메시지·쪽지를 발송해주는 다수의 매크로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1심 재판부는 댓글 자동 등록을 포함한 이들 프로그램이 인터넷 포털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준 점을 유죄로 보고 A 씨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의정부=오명근 기자 o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