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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時評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26일(木)
키워 나눌 것인가, 싸워 뺏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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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KCERN 이사장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혁신→성장→분배 선순환 구조
열린 시장경제가 일류국 외길
실패 손실보다 창업 대가 커야

개별적 지원보다 생태계 중요
분배는 도전 촉발할 설계 필요
노동 유연성 딜레마도 풀어야


성장은 노동도 자본도 아닌 혁신이 주도해 왔다는 것을 지난 250년 산업혁명의 역사가 입증한다. 세상은 ‘키워서 나눈다’는 순환적 사고와 ‘싸워서 뺏는다’는 폐쇄적 사고를 하는 두 부류로 나뉜다. 싸워서 뺏으면 내 몫은 커지나 사회 전체는 정체돼 결국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진다. 투쟁과 분배의 공산주의 실패는 당연한 역사적 결과다. 혁신으로 성장하고 분배로 순환하는 열린 시장경제가 일류국가로 가는 유일한 길이다.

규제 장벽의 돌파, 재도전의 확산, 보상 시스템의 합리화가 국가 혁신의 3대 핵심 요소다. 공무원 고시에 벤처 창업보다 훨씬 더 많은 청년이 도전하는 것은 창업의 기댓값보다 실패의 손실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는 혁신을 통해 국부를 창출하고 개개인은 혁신의 기댓값이 실패 손실보다 커야 혁신이 확산된다. 실패는 혁신으로 가는 과정이다. 비전보다 문제 중심의 각종 징벌 제도가 국가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전 세계 유례없는 감사원의 정책 감사, 갈라파고스적인 무한책임 주식회사, 히틀러가 만든 배임죄로 기업가 옥죄기, 95%의 연구·개발(R&D)이 성공하는 추격형 연구 등이 대표적인 문제 중심의 징벌 사례들이다.

혁신의 촉진을 위해 스타트업(startup)에서 스케일업(scaleup)으로 가는 혁신 생태계가 필요하다. 과다한 개별적 창업 지원 정책을 지양하고 원칙적 재도전을 허용하는 생태계 정책과 벤처와 대기업이 순환하는 인수·합병(M&A)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다.

다음으로, 분배의 문제를 살펴보기로 하자. 분배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전제 조건이다. 분배의 원칙은 공정성·투명성·안정성이다. 한국의 분배 구조 문제는 과다한 중소 자영업과 지나친 이권 경제의 발호에 있다. 예를 들어 진입 장벽을 통한 지대추구 수익이 중소 자영업 수익의 2배 수준에 이르고 있다. 중소 자영업의 고(高)부가가치화와 이권 경제의 공정 경쟁화, 그리고 공공부문의 개방화를 분배 구조 혁신을 위한 3대 정책 방향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분배 정책의 핵심은 사회 안전망과 일자리 안전망이다. 사회 안전망은 생존의 욕구 충족에 필요한 최저 생활을 보장하는 수준이 돼야 한다. 일자리 안전망은 안정의 욕구 충족을 넘어서 도전 의지를 촉발하도록 설계돼야 할 것이다. 과소(過少)한 안전망과 과다(過多)한 안전망 모두가 국가의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저해한다.

성장과 분배는 순환 정책으로 완성된다. 조세정책, 기부 정책, 투자 정책과 소비 정책이 4대 정책이다. 핵심 개념은 순환을 촉진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명예를 제공해 경제 가치와 사회 가치의 선순환을 촉진하라는 것이다. 분배가 곧 생산이고, 생산이 곧 분배가 되기 위한 인프라다.

가치 창출과 가치 분배의 확대는 부가가치 확대를 통해 이룩된다. 일자리는 부가가치의 함수다. 부가가치를 만들어 그 일부를 분배받는 선순환의 연결고리가 일자리의 본질적인 의미다. 세금으로 억지로 만드는 일자리가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이유다. 성장과 분배와 순환의 연결고리는 부가가치다. 부가가치를 만들고 나누는 과정을 설계하는 것이 국가의 정책이다. 국가가 직접 분배에 개입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인 영역에서 한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사회 대통합이란 성장에 필요한 규제 개혁과 노동 유연성이 분배의 조건인 사회 안전망과 일자리 안전망 및 조세를 매개로 동시 타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 유연성은 혁신을 통한 성장을 뒷받침하나, 개별 노동자의 일자리 불안정성을 의미한다. 노동의 딜레마는 개별 노동자의 일자리 불안정성을 전체 사회의 안정성으로 이끌어내는 사회 안전망으로 해결해야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사회 안전망은 혁신 성장의 성과인 부가가치에 대한 세금으로 구축이 가능해진다. 결국, 성장·분배·순환은 각기 독립적인 요소가 아니라, 상호 연결된 삼위일체(三位一體)가 된다.

이런 사회 대통합의 국가 혁신이 과연 가능한가. 스웨덴의 렌 마이드너 협약(1940년),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1982년), 독일의 하르츠 개혁(2003년) 등이 대표적인 대통합 사례다. 이런 대통합의 바탕은 총체적 국가 위기 인식 공유와 신뢰·비전의 리더십이다. 과연 우리는 위기의식 공유와 비전의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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