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정상회담 D-1>‘停戰 1953년생 소나무’에 한강 - 대동강물 함께 뿌린다

- 남북정상 공동 기념植樹

한라산 - 백두산 흙 공수
故정주영 회장 방북했던
‘소 떼 길’에 함께 심은뒤
‘평화·번영을 심다’ 표식

임종석 “공동식수 제안에
北, 수종·문구 모두 수락”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리는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공동 기념식수 행사를 갖는다. 양 정상은 판문점 내 군사분계선(MDL)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친교산책도 할 예정이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장(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고양 킨텍스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세부 일정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이 회담 당일 별도 오찬과 휴식 시간을 보낸 뒤 이 같은 친교 행사를 한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양 정상은 65년 동안 대결과 분단의 상징이던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게 된다”며 “기념식수 장소는 고 정주영 회장이 소 떼를 몰고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의 ‘소 떼 길’”이라고 말했다. 식수목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로 결정됐다. 식수에 사용되는 흙은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공수하기로 했다. 아울러 식수 후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한강수를 소나무에 준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와 함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서명이 포함된다. 임 위원장은 “공동식수는 우리 측이 제안했고, 북측이 수종과 문구 등을 모두 수락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식수 행사를 마친 뒤 ‘도보다리’까지 친교산책에 나선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 감독위원회가 판문점을 드나들 때 동선을 줄이기 위해 만든 다리로, 유엔사령부가 ‘FOOT BRIDGE’라고 부르던 것을 그대로 번역해 공식 명칭이 됐다. 정상회담준비위는 이번 회담을 맞아 도보다리 확장 공사를 진행했다. 임 위원장은 “이 다리의 확장된 부분에 위치한 군사분계선 표식 앞까지 남북 정상이 함께 찾아간다는 것 자체가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고, 협력과 번영의 시대를 맞는다’는 커다란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며 “도보다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슬로건인 ‘평화, 새로운 시작’ 그 자체를 상징하는 역사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상회담준비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회담 장소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일대에서 정상회담 최종 리허설을 연다. 회담 전 마지막 공식 예행연습인 만큼 양 정상의 동선, 각종 행사의 식순, 수행원의 역할 등을 일일이 시연하면서 시나리오에 따라 세밀하게 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임 위원장을 비롯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문 대통령의 회담 공식 수행원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송 장관은 김 위원장이 북한 최고지도자로선 최초로 국군 의장대를 사열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점검에 신경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준비위는 이날 남측 공식 수행원 명단에 정경두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새로 포함했다.

유민환·박효목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