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후보 재공천 11%→44%… 더 멀어진 ‘공천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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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내 1·2당 후보 분석결과

광역단체 17곳 후보 34명중
15명이 4년전 출마했던 인물
여성 후보는 1명에 불과하고
40代이하 ‘젊은 피’아예 없어

“지방자치에 대한 고민도 없이
與, 대통령·黨 지지율만 믿고
한국당, 30% 지지층 지키기”

6·13 지방선거에서 4년 전인 2014년 6·4 선거 때에 비해 원내 1·2당의 광역단체장 후보가 다시 공천을 받은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26일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 정당들이 개혁 공천을 통한 새 인물 발굴을 소홀히 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화일보가 이날까지 이뤄진 민주당 및 한국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현황과 4∼6회 지방선거(2006, 2010, 2014년) 공천 결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이번 선거의 재공천율이 44.1%로 가장 높았다. 17개 광역단체 34명의 양당 후보 중 15명이 4년 전에도 출마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역 광역단체장이 출마 의사를 내비친 경우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두 재공천하고, 정치신인을 발굴하거나 획기적인 내부 발탁에 나서기보다는 인지도 높은 정치인을 후보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양당 후보가 모두 바뀐 지역은 광주, 전남, 충남 등 세 곳에 불과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현직 단체장을 재공천하거나 4년 전 출마했던 인사를 그대로 다시 내보내는 것은 각 당이 평소 지방자치에 대해 별다른 고민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관계자조차 “민주당은 70%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50%의 당 지지율만 믿고 선거를 치르겠다고 하고, 한국당은 그저 30% 지지층만 지키겠다고 나선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 중반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었던 2014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원내 1·2당 광역단체장 후보 34명 가운데 2010년 지방선거에 이어 연거푸 출마한 후보는 박성효(대전), 이시종(충북), 안희정(충남), 김관용(경북) 후보 등 4명에 불과했다. 재공천율이 11.8%였다.

2010년 지방선거 때는 재공천율이 34.4%(32명 중 11명)였다. 이번 재공천율 집계에는 무소속이거나 군소정당 후보로 출마했더라도 명시적으로, 또는 묵시적으로 선거연대가 이뤄진 경우를 포함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개혁 공천 의지가 없다는 것은 여성·청년 공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두 당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년 및 여성 공천 확대 방침을 밝혔지만, 두 정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중 여성은 1명(송아영 한국당 세종시장 후보)에 불과하다.

여성단체들은 성명에서 “공천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에서 각 당의 여성 후보 공천 상황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양당에서 40대 이하 광역단체장 후보는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

민병기·장병철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