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의 ‘운명’을 경영하라>옷차림이 天命 불러…‘패션 포기’는 좋은 운명 포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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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먼 옛날부터 옷을 만들어 입었다. 그렇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동물의 경우 그 어떤 종류도 옷을 입지 않는다. 물론 기능 면에서 볼 때 동물의 가죽이 옷의 역할을 하고 있으나 이는 단순히 몸을 감싸는 정도일 뿐이다. 하지만 인간의 옷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 외에 많은 기능이 있다.

옷이란 무엇일까?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입는 것만으로는 그 의미를 다할 수 없다. 소방관의 옷은 극단적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장비다. 그러나 여성의 옷은 아름다움을 가꾸기 위한 것이다. 이것이 옷의 용도의 전부인가? 그렇지 않다. 더 많은 용도가 있다.

법관의 옷은 피부보호용도, 아름다움을 위한 것도 아니다. 권위 때문이다. 경찰관이 입는 옷은 권위에 편리한 기능이 더해졌다. 운동선수의 유니폼은 편리한 기능 외에 멋도 내고 같은 편을 식별하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옷은 그 용도가 다양한데 이는 인간만의 특징이다. 인간이란 한마디로 옷을 입는 존재라고 정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은 옷을 통해 삶의 많은 목표를 이뤄 나간다. 옷은 그 자체로 인간에게 행복을 준다. 의사와 간호사가 흰옷을 입는데 이는 환자에게 평화의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이 모든 것은 옷이 실용과 문화에까지 영역이 확대된 것임을 보여준다. 이 많은 것을 전부 얘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옷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당장 현실에 그 옷이 필요하다는 뜻도 있지만 그 외에 아주 신비한 기능이 있는데, 바로 운명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운명이란 실체에서도 오고 외형에서도 오는 법이다. 실체란 마음에서 영혼에까지 존재하는 모든 현상이고, 외형이란 신체의 형태·미모로 시작해 옷과 장식에까지 이른다.

공자는 옷차림을 좋아했고 장식도 즐겨 했는데 이는 단순히 멋을 내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옷으로 인한 품위, 그리고 옷의 품위에 의해 마음까지 단정해지는 것 등이 있을 것이다. 그 외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옷이 운명을 유도하므로 공자는 모든 것을 배려해 최선의 복장을 창출했을 것이다. 옷에는 많은 뜻이 있지만 주역에서는 풍(風)으로 표현한다. 이것은 몸을 감싸고 외부에 보이며 천명을 유도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옷을 잘 차려입는 것만으로도 행운을 이끄는 데 효험이 있다. 나의 경우에는 운이 나빠졌다 싶으면 며칠간 깨끗한 양복을 입고 돌아다닌다. 사람을 만나서 내 모습을 봐주면 좋고, 그렇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승호 주역학자

물론 좋은 옷을 입고 돌아다닌다고 매번 효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옷으로 인한 운명개선 효과는 많이 경험했다. 주역에 풍산점(風山漸)이라는 괘상이 있는데 이는 바람이 산을 감싸서 점진적인 향상이 이뤄진다는 뜻인바, 바람이 옷이고 산이 몸이다. 서양에서 말하는 신사는 옷이 단정하고 그 옷에 준하는 행동을 의미하는데, 이것이 바로 주역에서 말하는 운명개선 원리다.

옷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은 그 자체로 품위가 없는 사람이라 귀한 사람이 될 수 없다. 품위란 권위와 아름다움이 합쳐진 개념으로 운명이 바로 그런 것에서 유도된다. 오늘날 직장인이 간편한 복장으로 업무에 임하는 것은 실용적인 면에서 나무랄 수는 없으나 평생 그런 자세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그는 좋은 운명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자 같은 성인이 어째서 옷을 단정히 하는 것을 좋아했을까? 이는 옷에 천재 대자연의 원리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옷은 자신뿐 아니라 남까지도 기쁘게 하는 기능이 있다. 언제나 허름하게 입고 다니는 것은 만인을 경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기만 생각하고 남의 시선을 무시하는 것은 천지조화에 역행하는 일이다.

운명의 개선이란 남과 함께 가는 조화로운 행동에서 발생한다. 순간의 편의만을 위해 복장을 가벼이 취급하는 것은 먼 앞날(운명)을 보지 못하고 사는 것으로 이는 대단히 손해라고 말해주고 싶다.

주역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