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文-金 첫 만남후… 北측 ‘人의 장막’ 풀고 ‘투명경호’로 전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南으로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인민복 차림으로 판문점 북측 판문각을 나오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남북 합동경호 구역에선…

北 삼엄한 경호서 ‘이례적’ 변화
南北 MDL 경계없이 곳곳배치
돌발상황 벌어질까 촉각 세워
정전협정상 중화기 휴대 금지
양복입고 권총 휴대한채 ‘경계’

선글라스·軍帽 군인들 안보여
서울~판문점 경호차 9대 수행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일대는 남북 간 철통같은 경호 태세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한 땅을 밟는 것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첫 방남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갖기 때문에 남북 모두 사소한 돌발 상황도 일어나지 않도록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의 방남 전부터 남북의 경호 인력은 판문점 주요 지역에 배치됐다. 남북은 앞서 3차례에 걸친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을 통해 이날 판문점 남측 전체를 특별경호구역으로 지정해 남북 합동 경호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판문점은 본래 남북 모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군모와 군복을 착용한 양측 군인들이 대치하는 장면으로 유명한데, 이날은 그런 장면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남북 경호 인력이 양복을 착용, 가슴 주변에 단 국기 문양 배지를 보지 않으면 구분이 쉽지 않았다. 판문점 내에서는 정전협정에 따라 중화기를 휴대할 수 없기 때문에 경호 인력은 보이지 않게 권총만 휴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8시 6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나와 대통령 경호처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면서 판문점으로 향했다. 경찰차 2대가 선두에 서고 대통령 차량을 둘러싼 경호 차량이 9대가량이었다. 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기다리는 동안 근접 경호원의 모습이 눈에 띄긴 했지만 지나치게 가깝게 서 있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경호처에 열린 경호를 요청해왔다.

반면 김 위원장의 등장은 사뭇 달랐다. 이날 오전 8시 28분, 판문점 북측 판문각 정문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이 계단으로 나서는 순간에는 북측 공식 수행원과 경호원의 ‘인의 장막’이 펼쳐졌다. 북측 경호원들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처음 대면하는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건물에 진입하기 전 2중, 3중으로 김 위원장을 둘러쌌다. ‘수령 결사옹위’를 강조하는 북한에서는 익숙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의 첫 만남 이후 북측의 경호 형태는 ‘투명 경호’로 바뀌었다. 생중계 화면에서는 남측 경호원은 물론, 북측 경호원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남북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이동 경로 요소요소에 경호원을 배치하되 눈에 과도하게 띄지 않게 협의한 듯한 모습이었다.

북한의 경호는 삼엄한 밀착 경호가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아주 이례적이었다. 김 위원장은 평소 최측근 경호부대인 노동당 중앙위원회 호위부대와 최고사령부의 호위부대, 외곽의 호위사령부, 지역별 보위원과 보안원 등으로부터 다중 경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김 위원장의 근접 경호는 북측 최정예 경호부대인 974부대나 호위사령부 중에서도 최정예 요원들이 차출돼 배치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