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논란 ‘어벤져스3’… 이번엔 오역잡음

캐릭터 성향과 맞지않는 해석
영화 흐름과 상반되는 실수에
담당 번역가 퇴출 국민청원도

2500개가 넘는 상영관을 확보해 독과점 논란이 불거진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어벤져스3)가 이번에는 번역 오류 때문에 도마에 올랐다. 잘못된 번역으로 인해 영화의 해석을 두고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어벤져스3’의 후반부에는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잇츠 어 엔드 게임”(It’s a end game)이라 말하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에 달린 자막은 “가망이 없다”다. 하지만 ‘엔드 게임’은 ‘최종 단계’ 혹은 ‘막판’을 의미한다. 이 자막에 따르면 닥터 스트레인지는 포기를 선언한 것이지만, 제대로 해석했더라면 희망을 잃지 않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는 의지 표명으로 읽힐 수 있다. 영화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주요 캐릭터가 ‘머더(mother)…’라며 말꼬리를 흐리는 장면 역시 ‘어머니…’로 표기됐다. 하지만 다혈질적인 이 캐릭터의 평소 성향을 고려했을 때 ‘motherf***’라고 욕설을 내뱉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자막 역시 ‘제길’ 혹은 ‘빌어먹을’ 정도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일부 관객은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벤져스3’를 번역한 박지훈 번역가를 퇴출시키라는 글까지 올리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