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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27일(金)
“정상회담 그 다음 날,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 생각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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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울포위츠 전 미국 국방부 부장관이 25일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등을 주제로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네오콘(신보수주의)의 핵심이론가로 불리지만, 그는 스스로를 전 세계의 전체주의와 싸우는 ‘민주주의적 현실주의자’라고 규정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폴 울포위츠前 美국방부 부장관

평화협정 의제화 매우 위험
北 변화없인 합의하면 안돼
주한미군 불용론 나올수도

文대통령, 북한 김정은에
변화 만들수 있다 강조하고
강제수용소 닫으라 말해야

北核은 美 겨냥했다기보다
공포정치 통한 내부통제용
김정은 쉽게 포기 않을 것


한·미 양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문제로 부산한 요즘,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의 핵심 인물인 폴 울포위츠(74) 전 미국 국방부 부장관이 오랜만에 서울을 찾았다. 그는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지내며 한국과 필리핀, 대만 등 아시아의 민주화 과정을 지원했고, 1990년대엔 조지 H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차관으로서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과 1차 걸프전쟁을 치렀다. 이어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장관으로 일하며 후세인 축출을 위한 이라크전의 밑그림을 그린 네오콘의 대표 이론가이기도 하다.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 주최 ‘아산플래넘 2018’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25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정치학자 출신으로서 공화당 행정부 시대 국무부와 국방부를 오가며 외교·국방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일을 한 덕분인지 한반도 문제에 대한 그의 혜안과 통찰력은 뛰어났고, 임박한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등에 대한 견해도 거침이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네오콘의 국제개입주의와 유사해지고 있는 탓인지 그는 최근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부시 시대 네오콘들이 북핵협상에 회의적이었던 것처럼 그는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울포위츠 전 장관과의 대화는 24∼25일 아산플래넘 핵심 이슈 중의 하나였던 평화협정 문제에서부터 시작했다.

―‘비자유주의적 국제질서’가 올해 아산플래넘의 대주제인데 전체 분위기가 어땠나.

“많은 이가 얘기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해 비웃는 분위기는 특히 동의할 수 없다.”

―둘째 날 회의 마지막 세션 주제인 ‘국외자 북한’에서는 남북정상회담 문제가 핵심적으로 논의됐는데.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체제 문제, 평화협정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오는데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왜 위험하다고 보는가.

“북한과 평화협정을 하게 되면 미국인들은 미군이 한국에 더 이상 주둔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도 2만7000명의 주한미군이 왜 필요하냐는 논의가 제기될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의 태도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려면 남북 간 대치상황이 개선돼야 한다. 북한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킨 바 있다. 이렇게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추진한다는 것은 무모하다. 상황이 개선돼야 평화가 올 수 있다.”

―평화협정을 한다고 해도 북한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아무 소용이 없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였다고 보면서,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평화협정 개시 선언 등을 하려 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였다는 것에 대해 회의적으로 본다. 북한은 핵 포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본다. 북한은 핵 개발을 이유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핑계를 댄다. 그런데 김정은은 미국의 침공을 우려하는 게 아니라, 북한인들의 내부 봉기를 걱정한다. 그래서 핵으로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김정은은 북한 내부의 반란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얘기인가.

“김정은의 핵무기는 북한 주민들을 꼼짝 못 하게 하려고 만들어진 것이고, 내부 통제를 위해 고안된 무기다. 내가 핵무기를 가질 정도로 이렇게 강하니, 나에게 도전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주민들을 협박하는 데 핵무기를 쓰고 있다. 그러므로 그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핵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김정은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방북 때 비핵화 의사를 밝히면서 남북, 미·북 정상회담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것인데.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리가 없다. 아마 비핵화 관련 언급을 하더라도, 아주 공허한 수준의 약속을 할 것이다. 협상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단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 파괴를 천명할 수도 있을 텐데 그것은 미국과 중국을 움직여 대북 압박을 줄이고 제재를 해제하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평화체제에 관심을 보이면서 종전선언을 검토해왔는데 한·미 동맹에 잠재적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을 것 같아 우려스럽다.

“말은 그렇게 할 수 있어도 그게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평화를 좋아한다. 평화를 가져온다는 것에 대해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한국전쟁 후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후 한국은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민주화도 성취했다. 그런데 북한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여전히 핵과 미사일로 한국을 협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북한은 돌아서서 또다시 한국을 위협하곤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북한이 실제로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추진하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개시 선언을 강행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는가.

“한국에서 어쩌면 냉전시대의 핀란드와 같은 상황이 조성될 수도 있다. 당시 핀란드는 소련의 무력 협박 앞에서 꼼짝 못 했다. 소련은 군사적 위력을 통해 핀란드를 꼼짝 못 하게 했다. 북한은 핵 및 재래식 무기를 확고하게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종전 선언 등을 통해 평화 무드를 조성하게 되면, 북한은 현재 보유한 군사력을 통해 한국에 다양한 압력을 넣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정상회담을 한다고 바로 다음 날 평화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판문점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에 대해 조언한다면.

“문 대통령은 우선적으로 ‘우리가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김정은에게 말을 한 뒤, 북한의 강제수용소 폐쇄 주문부터 해야 한다. 물론 그렇게 되면 정상회담이 단번에 끝나버릴 수도 있겠지만, 북한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분명히 말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북한의 체제붕괴를 원치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고 밝히면서, 북한 지도자로서 주민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얘기를 강조해야 한다.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게 북한 변화를 내부에서 이끌어 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북한이 그렇게 할 때까지 제재와 압박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후 리더십 부상과정에서 발생한 것인데, 김정은이 이에 대해 유감 표명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이나 평화선언 등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그런 정서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그것은 나중에 얘기해도 된다. 그것보다 급한 것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다. 북한의 사과 및 유감 표명은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는 문제지만, 북한 주민들에 대해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것은 더 시급한 문제다. 강제수용소에 갇혀 주민들이 죽어가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 물론 이런 문제들보다도 핵 문제는 가장 심각한 것인 만큼 우선은 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 재단 설립자는 아산플래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의 기술에 대해 얘기하면서 “진전을 이루려면, 이슈를 크게 포괄적으로 제기하고 크게 협상하라”는 얘기를 했는데, 북핵 이슈도 마찬가지다. 핵 이슈를 크게 제기하고 크게 해결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1990년대부터 북한과 핵 협상을 했지만, 이런 식으로 문제를 제기해 오지는 못했다. 그렇게 하면 북한이 적대시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대화의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 주민의 인권침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진정한 화해는 어렵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 등을 표명하고 대화가 재개되면서 한국에 대한 북핵 위협의 본질이 변하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제 우리가 북한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제기하고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는가.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ICBM 폐기를 선언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적 입장에서 미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해결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한·일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핵 위협은 해결이 안 된 상태다. 그러니 한국인들은 북핵 및 미사일이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고 한국, 그리고 일본에 대한 위협이라는 입장을 주장하면서 위협을 근원적으로 없애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

―미·북 정상회담은 전례가 없는 아주 예외적인 회담인데.

“외교에서 프로토콜이나 관행은 중요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것을 별로 중시하지 않는다.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용주의적이고, 미국의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면 뭐든지 할 지도자로 본다. 그러니 회담이 성사된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중에도 걸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북한이 비핵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평화협정 등으로 초점을 흐리는 상황에 되면 거부하겠다는 뜻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독재체제는 강할 것 같지만 약하고, 민주주의 체제는 합리적이라 위기대응에 강한 힘을 발휘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서 취약할 것이라는 관측은 오판이다.”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실패할 경우 어떤 사태가 올 것으로 보는가.

“아마도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더욱더 강화될 것이다. 또 중국이 좀 더 강력한 대북 제재를 하도록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게 될 것이다. 좀 더 강화된 제재가 확실할 것이다. 좀 더 적절한 제재가 부가돼야 할 것이다.”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실패한다면 북한은 어떤 옵션을 택할 것으로 보는가.

“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처럼 한국의 섬을 다시 공격할 수도 있고, 하와이를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나설 수도 있겠지만 그게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수준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군사옵션을 꺼낼 것으로 보는가.

“미국의 정책은 늘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시대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국방부는 군사옵션의 코스트가 뭔지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하게 선택할 것이다.”

▲  폴 울포위츠 전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24일 ‘아산플래넘 2018’의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 세션에 패널리스트로 참석, 미·중 패권경쟁의 미래에 대해 논평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는 대북제재로 인해 북한이 경화 부족위기를 겪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연내 북한판 금융위기가 올 것이라는 예측을 한 바 있다. 김정은이 서둘러 회담에 나선 것은 그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회담이 잘 될 경우 김정은이 경제 쪽에 집중하기 위해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정은은 공포를 통해 통치하는 데 익숙한 인물이다. 그가 경제에 집중하기 위해 개혁에 나설 것이라고 볼만한 근거가 없다. 나는 비관적으로 본다.”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인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핵 문제를 털어버리고 북한의 덩샤오핑(鄧小平)이 되려 한다고 낙관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개혁개방 전 중국과 베트남은 북한보다 훨씬 개방된 나라였다. 덩샤오핑의 경우 개혁개방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마오쩌둥(毛澤東) 노선이 30% 잘못됐다고 지적했는데 과연 김정은이 선대인 김일성·김정일 정책에 대해 그렇게 부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진보적 대북전문가들은 김정은이 북한의 덩샤오핑이 될 수 있도록 한·미 양국이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

“그런 학자들은 북한의 시장경제가 돌아간다고 보는가, 북한이 외국인들을 허용하고 있다고 보는가, 또 북한 당국이 외국으로 학생들을 내보내고 있다고 보는가. 덩샤오핑은 미국에 5만여 명의 학생을 보내 개혁개방을 공부하게 했다. 만약 김정은이 그렇게 한다면 환영이다. 그런데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면 북한은 체제 붕괴로 갈 수밖에 없다고 보나.

“나는 북한 정부가 주민들을 좀 더 잘 대해줬으면 한다. 체제 붕괴는 통제가 어렵게 되는 상황인데, 바람직하지 않다. 김정은이 그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개혁개방에 나선다면 좋은 일이지만, 확신할 수 없다. 일단 지켜봐야 한다.”

―네오콘 인사 존 볼턴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되면서 그가 국무부 시절 추진한 리비아 핵 포기 방식이 북한에도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무아마르 카다피는 2003년 미국과 협상을 통해 핵 포기를 했고, 관계 정상화도 했다. 그는 그 후 2011년 아랍의 봄 봉기 과정에서 몰락했다. 리비아 모델에 대해 얘기할 때, 미국은 카다피에게 리비아 국민의 저항문제까지 보장할 수 없었다. 북한은 카다피가 핵을 포기하는 바람에 체제를 지키지 못했다고 보면서 리비아 모델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우리는 리비아가 핵을 포기한 후 리비아에 제재 해제 및 서구경제 접근성을 열어줬다. 북한에 대해서도 그 정도는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리비아 모델 적용은 22개월이 들었는데 북한은 좀 더 빠르게 할 수 있을까.

“나는 스피드는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어떻게 옳은 방향으로 가느냐의 문제다.”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우려가 한국뿐 아니라 미 언론에서도 제기되는데.

“부시 행정부 때 함께 일했는데, 볼턴 보좌관은 여러 국가와 아주 힘든 협상을 많이 했다. 대량파괴무기확산방지구상(PSI)을 불법무기 차단 국제 네트워크로 정착시킨 것은 그의 업적이다. 그는 PSI를 통해 선박을 통한 북한의 불법무기 수출을 차단했고 말레이시아에서 리비아로 가는 원심분리기도 적발했다.”

―볼턴 보좌관을 그래서 지지하나.

“그는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관철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사람들은 볼턴 보좌관이 이란 핵 협상을 파기하고 이란·북한 등에 군사옵션을 동원하려 한다고 비판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 협상에 대한 접근법은 어떤 것인가? 파기하겠다는 것인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 핵 협상 타결을 서두르는 바람에 너무 느슨하게 합의했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다. 더구나 이란은 핵 협상 이후에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하고 있다. 그러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협상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나도 협상폐기가 아니라 수정, 좀 더 투명하고 촘촘하게 개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협상을 비판하는 것은 그것의 불완전성을 보완하자는 것이지 깨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 주장인데, 그런 노력은 바로 북핵협상에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관철해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런 의견에 동의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P5+1) 합의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그런 노력을 하는 것 같다. 개정 때 장거리미사일 발사 중지 등의 조항도 추가될 것으로 본다.”

―네오콘의 핵심인물, 네오콘의 아이콘으로 불려왔는데.

“나를 네오콘이라고 규정하는 것에 동의하지 못한다. 그건 멍청한 규정이다.”

―그럼 어떻게 규정하는 게 좋다고 보는가.

“민주주의적 현실주의자(democratic realist)라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외교정책과 관련해 내가 존경하는 정치인은 해리 트루먼 대통령, 존 F 케네디 대통령, 헨리 잭슨 상원의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다. 앞의 세 사람은 민주당원이고 레이건은 민주당원에서 공화당원으로 돌아선 분이다. 기본적으로 힘을 통한 평화 철학을 견지해왔는데,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적 현실주의이다. 유엔을 통한 평화, 다자 합의를 통한 평화는 그리 믿을만하지 못하다. 평화는 오직 힘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 레이건 대통령은 이러한 철학에 입각해 소련과의 협상에서 성공했고, 1980년대 한국과 필리핀,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원했다. 그런 노력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강화시켜 주는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미국 파워를 강화시키고, 미국을 안전하게 해주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독재체제에 반대하며, 세계를 좀 더 자유롭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30대 후반 민주당 지지자에서 공화당 지지자로 돌아섰는데 이유는.

“나는 그대로 있는데 민주당이 나를 떠난 것이다. 내가 지지하는 민주당이 내가 지지하는 정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 그렇게 된 것이다. 네오콘이란 개념을 국내 정책적 측면에서 보면 어빙 크리스톨이나 패트릭 모이니핸이 말한 ‘사회정의는 사회주의적 정책이 아니라, 자유주의 시장경제정책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신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것을 네오콘이라고 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현재적 관점에서 민주당 소속이라고 볼 수 없다. 지금의 관점에서 너무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이라크전이 일어난 지 꼭 15년이다. 이라크전에 대한 비판도 많지만, 사담 후세인의 독재국가가 이제 민주국가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진전이라는 평가도 있다.

“만약 1966년의 시점에서 한국전쟁에 대해 평가를 할 때 아마도 비판이 많을 것이다. 한국은 김일성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큰 희생을 치렀는데 초기에 복구 속도는 느렸다. 1970년대 경제 기적을 이루고 1980년대 민주화 기적을 이뤄내며 오늘날 한국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라크에서 실수가 있었다. 내가 했다면 좀 다르게 했겠지만, 많은 실수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한다. 이라크 종전 후 미군을 빼니 진공상태가 조성돼 이슬람국가(IS)가 발호했고 많은 비극이 일어났다.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더라도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말을 레온 트로츠키가 했다. 당신은 중동에 관심이 없다고 해도 중동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라크 문제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1991년 1차 걸프전 이후 중동을 떠나 후세인 발호를 방조했고, 다시 이라크전을 벌인 뒤 또 떠났다. 그리고 이제 다시 이라크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파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사우디아라비아를 첫 방문국으로 선택했고 그곳에서 IS 지도자들에게 문제 해결을 촉구하면서 미국도 일원이 돼 돕겠다고 했다. 중요한 변화다.”

―중국의 부상 시대, 한국은 어떻게 대중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라고 보나 .

“중국은 스스로 패권국가로 되려고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위협적이다. 아시아의 일본, 인도, 베트남 등은 미국과 연대를 강화하면서 경제적으로도 더 협력해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서로를 지켜야 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주변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관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한국과 일본의 협력은 당위인데, 역사문제 등 장애가 많아 쉽게 진척이 되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일본에는 일본스타일의 민주주의가 있고 한국엔 한국스타일의 민주주의가 있다. 그렇지만, 법치주의와 깨끗한 정치, 시민의 정치참여 가치를 존중하며 서로 협력해나가면서 중국의 패권주의, 헤게모니 강화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한·일간 어려움도 있지만 더 큰 위협을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선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때 인도·태평양 전략을 제시했는데.

“2차 대전 후 유럽에서 소련의 영향력이 너무 강화돼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륙의 국가들이 위협을 받았다. 미국은 소련의 팽창주의를 중단시키기 위해 조지 캐넌 등을 통해 수많은 외교적 경제적 노력을 했는데 지금 중국의 패권주의 강화는 당시를 연상시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기 체제를 시작하며 권력집중을 강화해 전 세계에 불안감을 던지고 있다.

“시 주석은 헌법개정을 통해 장기집권을 시작했는데, 그것은 명백히 잘못된 방향이고 오래 지속될 수 없는 것이다.”

―공화당의 주류 외교전문가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나는 그의 모든 레토릭을 좋아하지 않는다. 국내정책 가운데에서 세금·이민정책은 지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좀 더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정치권에서의 논란을 논외로 한 상태에서 외교정책에 집중해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제대로 하는 게 많다. 국가안보정책은 아주 이성적이다. 미국은 중동에서 강력한 파워를 견지해야 하고 이란 파워도 억제해야 한다. 시리아 문제 등 많은 어려운 이슈가 복합적으로 있지만 열심히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는 만큼 나는 낙관적으로 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후보자에 대한 상원 인준이 마무리되면서 트럼프 2기 외교안보팀이 완성됐는데 평가를 한다면.

“폼페이오 신임 장관에 대해 낙관적으로 본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중심을 잘 잡고 있고, 볼턴 보좌관도 적극적으로 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롭게 진용이 짜인 외교안보팀으로 최고의 외교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는 미국의 대통령이고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내의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레토릭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 레토릭이 김정은을 대화로 이끌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니 지켜보자.”

인터뷰=이미숙 논설위원 muse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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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68주년… 휴전회담중 ‘평화의 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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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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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사원’ 男女의 아프고 웃긴 연애
[인터넷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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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 백령도서 절벽 오르던 해병대 하사 추락사
트럼프, 美北회담 ‘자화자찬’…언론은 ‘싸늘..
이웃 가게 숯불 바비큐 연기에 화나 사장 살..
18년간 살아있어도 죽어있던 노숙인
포수 엄태용, 여성 폭행 등 개인 문제로 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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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형신인’ 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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