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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27일(金)
권위에 맞선 파업·동맹휴업… 지금 파리는 ‘68혁명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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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돌 68혁명’ 다시 불붙나

68년 베트남戰 항의 학생체포
석방 시위 강경진압이 도화선
노조 총파업·대학교 연대 투쟁
獨·체코 등 세계각국으로 번져

올 마크롱 강권·권위주의 저항
경찰 ‘대학개혁 반대’강제해산
노동계·학생들 “68 재현할 것”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Il est interdit d’interdire!)

현대 사회의 가치관과 문화의 시발점으로 꼽히는 프랑스 68혁명이 오는 5월 3일로 50주년을 맞는다. 1968년 당시 혁명의 발상지인 파리는 4월 27일 현재 철도파업과 대학생 동맹휴업이 동시에 벌어지며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다. AFP통신에 따르면 노동총동맹(CGT)의 필리프 마르티네즈 위원장은 “프랑스는 68혁명이 일어난 1968년 5월의 재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의 대학 캠퍼스에는 최근 학생들이 의자와 책상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쌓고 학교를 점거하고 “68년 5월, 그들은 기념하고 우리는 계승한다”란 플래카드를 걸었다. 철학자 해나 아렌트가 1968년 당시 “우리가 1848년에서 배우듯 다음 세기의 아이들은 1968년에서 배울 것”이라던 전망이 그대로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혁명의 시작, ‘야외에서 섹스가 시작된다!’= 1968년 3월 22일 프랑스 파리 근교 낭테르대 학생 6명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사무실을 점거하고 미국의 베트남전쟁 개전에 항의해 성조기를 불태우다 체포됐다. 다니엘 콘벤디트(당시 23세) 등 낭테르대 학생들은 체포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대학본부를 점거하고 베트남전 반대, 자본주의와 기술관료주의에 젖은 대학교육 비판, 권위주의적 구질서 타파 등의 내용을 담은 선언서를 발표한다.

5월 2일 학교가 휴교령을 내리고 학생운동 지도부의 징계를 발표하자 학생 시위는 다른 대학으로 확산한다. 3일 학생들이 소르본대에서 집회를 열고 캠퍼스에 진입한 경찰에 맞서 거리의 차량에 불을 질렀다.

강경 진압이 TV로 생중계되자 파리 5구와 6구 등 시민들도 거리로 나섰다. ‘바리케이드의 밤’이라고 명명된 5월 10일 대규모 집회에선 차량 수백 대가 불에 탔다. 다시 수많은 시위대가 경찰에 연행되자 반정부 시위는 격화됐다.

시위 참가자들은 기성 체제에 대한 저항과 사랑을 노래하고 성적 자기결정권, 표현의 자유를 주장했다. 당시 나왔던 구호 중 하나인 ‘야외에서 섹스가 시작된다!’는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했다.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세계 각국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계속됐다. 독일 대학생들 사이에선 같은 해 4월 학생 지도자 루디 두치케(당시 27세)의 암살 미수 사건이 터지며 반정부 시위가 확산했다. 미국의 히피즘, 일본의 전학공투회의, 체코의 민주화 운동 ‘프라하의 봄’도 모두 68혁명의 영향을 받았다.

◇사회문화적 변화, ‘상상력에게 권력을!’=1968년 5월 30일 샤를 드골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재신임을 호소하는 승부수를 던진 끝에 총선에서 압승했다. 드골은 이듬해 물러나지만 이후 30년간 보수 정권이 집권한다. 사회 혼란이 계속되자 여론도 등을 돌렸다. 68혁명이 ‘실패한 혁명’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68혁명은 낡고 강압적인 사회 관습을 뒤바꾼 문화혁명의 시발로 평가된다. 프랑스 역사학자 필립 아티에르는 호주 일간 ‘에이지’에 “변화가 하룻밤 새 일어나지 않았지만, 학교와 가정·직장 등에서 프랑스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상상력에게 권력을!”이란 당시 구호는 대안적 삶의 가능성에 대한 갈망이고, 현존 질서에 대한 완강한 거부였다. 68혁명의 영향으로 프랑스는 1970년부터 기존의 대학 서열화를 폐지하고 대학 이름을 없앤 채 1·2·3대학으로 부르는‘대학 평준화’가 이뤄졌다. 또한 68혁명은 당시까지 소수자로 주류 사회에서 배제됐던 여성, 동성애자, 장애인 등의 소수자들이 전면에 나서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독일은 이때부터 2차대전 당시 나치 부역자들을 처벌하는 ‘과거사 청산’이 시작됐다. 빌리 브란트 당시 총리가 폴란드를 방문해 유태인 전몰자 기념비 앞에서 무릎을 꿇는 등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대외적 사과도 68혁명의 영향으로 이뤄졌다.

◇권위에 대한 도전,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 현재 프랑스에서 68 정신을 강조하는 것은 근본적인 변화보단 권위주의에 대한 반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68혁명은 정권 교체나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보다 기존 세대에 대한 반발 성격이 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8일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와 피뒤시알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8%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대해 ‘불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마크롱의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도가 56%에 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반면 “(마크롱의) 통치 스타일이 권위적”이라는 답변이 73%에 달했다.

최근 마크롱 대통령은 평준화됐던 대학생 선발을 대학 재량에 따른 차별 선발로 전환하는 ‘비달법’을 지지했고, 반대 시위를 벌이는 파리 10대학 학생들을 공권력을 투입해 강제 해산시켰다. 파리 10대학의 이전 이름은 낭테르대로 68혁명이 촉발된 장소이고, 마크롱 대통령의 모교이기도 하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국회의원 정원의 3분의 1을 감축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대의 기관인 국회의 권한을 축소해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제1야당인 공화당의 크리스티앙 자코브 원내대표는 “의회를 공개적으로 무시하는 대통령이 이제는 의회 없이 소수의 테크노크라트(전문관료)의 힘으로만 통치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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