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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27일(金)
정상회담, 北인권 개선 轉機도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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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한반도 인권·통일 변호사 모임 상임대표

오늘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나 북한 인권 문제를 제외하고 북핵(北核)을 주요 의제로 열리는 이번 회담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합의문에 담으려 해도 그 진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지 않았던 지난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의 실패 사례를 돌아봐도 명백하다.

북핵 위기의 본질은 북한 주민에게 쓸 돈을 핵과 미사일에 퍼부어도 북한 주민들은 말 한마디 못하는 인권 부재 상황에 있다. 따라서 북한 인권을 외면한 북핵 문제 해결이나 한반도 평화는 있을 수 없다. 북한의 인권 유린은 2014년 유엔이 지적한 대로 현대 사회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반(反)인도범죄에 해당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할 정도다.

지난 3월 22일 30여 국내 인권단체는 북한 인권 문제를 남북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할 것을 청와대에 청원했으나 지난 13일 결국 거절당했다. 그 내용은 크게 여섯 가지다. △2013년 10월 8일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누명을 쓰고 무기징역형을 살고 있는 김정욱 선교사 등 대한민국 국민 6명의 석방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보다 끔찍한 정치범 수용소의 해체 △이동의 자유 보장과 중국에서 강제송환된 탈북민들에 대한 가혹한 처벌 중지 △5만∼7만 명으로 추정되는 6·25 국군 포로의 생사 확인과 송환 △6·25전쟁 중 납치된 9만여 명의 민간인과 516명의 전후 납북자 생사 확인과 송환 △이벤트성 상봉 행사를 지양한 이산가족의 자유 왕래 및 소통 등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를 만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것은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을 무시하는 것이다. 지난 10일에는 40여 국제인권단체가 문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냈고, 25일에는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 3월 12일에 이어 다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때 북한 인권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상 정부와 대통령의 일차적 책무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 보장에 있고, 북한인권법에 의해 북한 인권 증진에 관한 중요 사항에 관해서는 남북 인권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자국민 3명의 석방을 거론할 예정이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자국민의 납치 문제가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에서 거론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는 2002년 9월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거론해 17명 중 5명을 석방시켰다. 그런데 유독 우리 대통령만 정상회담에서 절체절명의 북한 인권 문제를 배제한 것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상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국방부는 남북 정상회담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면서 군사분계선 일대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지난 23일 전격 중단했다. 그러나 이는 외부정보에 목마른 북한 주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처사로, 미국 상원이 24일 북한 내부로 정보 유입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추가된 북한인권법 연장 법안을 통과시킨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28일부터 5월 5일까지 미국의 수잰 숄티 여사와 함께 하는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열린다. 오늘 정상회담을 북한 인권 개선의 전기(轉機)로 삼긴 어렵게 됐지만, 꾸준한 북한 인권 개선이야말로 진정한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담보하고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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