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샌프란시스코 조약’ 뒤 亞질서 새판짜기 돌입…自國 이기주의 충돌하면 영토분쟁 불붙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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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정상회담 이후

독도·센카쿠·쿠릴 열도…
韓·日·中·러 영유권 충돌
외교·경제로 확전 우려 커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북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질서가 짜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동북아 주변국들이 치열한 ‘외교전’을 앞두고 있다. 각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자국 이기주의를 내세워 양보 없는 대치 상태로 빠지면 동북아 지역에 거센 풍랑이 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951년 전후 일본의 태평양 전쟁 패전 처리를 위해 체결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이후 복잡하게 얽힌 동북아 지역의 해묵은 영토 분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동북아 지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은 크게 3곳으로, 한국과 일본 간 독도, 일본과 중국 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러시아와 일본 간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등이 있다. 이들 분쟁 지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동북아 질서의 기본 틀을 짠 일본과 연합국 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근거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조약에 당시 소련이 반대하고, 중국이 회담 자체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쿠릴열도와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의 단초가 마련됐다. 독도 영유권 분쟁 또한 이 조약에 나오는 일본의 영토 포기 조항이 불씨가 됐다. 이 조항은 ‘일본은 한국의 독립을 인정하고, 제주도·거문도·울릉도를 포함한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에 대한 모든 권리·자격·영유권을 포기한다’로 돼 있다. 일본은 여기에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명문 규정이 없다면서 이후 지속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째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 영유권을 주장, 우리나라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방위백서는 또 지도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고 일본의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넣었으며, 독도 주변 상공도 일본의 영공으로 표시했다.

센카쿠열도는 1895년 청일전쟁 중 일본이 자국 영토로 편입한 뒤 실효 지배하고 있으나 중국은 역사적으로 이 섬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섬 주변에서 중국 어선이 조업을 하면서 표면화된 양국 영토 갈등은 지난 2012년 9월 일본이 센카쿠열도의 3개 섬에 대한 국유화를 선언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중국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 해군이 센카쿠열도 주변 해역에서 훈련을 강화하면서 또다시 군사적 긴장이 커지고 있다.

쿠릴열도는 1905년 러일전쟁 후 일본이 강점했다가 2차 대전 후 러시아 영토로 편입돼 일본과 러시아 간 첨예한 영토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쿠릴열도를 방문하자 일본이 강력 반발했다. 이후 러시아와 일본은 이 섬들에 대한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큰 진전을 보지는 못하고 있다. 한·중 간에도 이어도가 위치한 해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어디에 속하냐를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