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갱도붕괴 작업 광부 완전대피前 발파 가능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6일 강원 정선군 신동읍 조동리 한덕철광 갱내 붕괴 사고에서 구조된 근로자를 구조대원들이 구급차에 싣고 있다. 연합뉴스

- 정선 광산 갱도붕괴 사고

지하갱도서 3명 사망·3명 부상
하층부 광부 대피 확인 않은채
화약 담당자 발파 버튼 누른듯
警‘업무상 과실치사’적용 검토

3명의 사망자와 3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강원 정선군 철광석 광산 갱도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갱도 내 근로자들이 대피하기 전에 폭약이 터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발파 작업을 주도한 한덕철광㈜과 협력사 임직원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27일 정선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갱구로부터 5㎞가량 떨어진 지하 550m 지점에서 발파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발생했다. 발파 작업이 진행된 채굴작업장은 2층 형태로 돼 있다. 상층부에서는 폭약 발파 작업이, 하층부에서는 14명의 근로자가 발파 및 철광석 채취 작업을 각각 진행했다. 사고 당시 상층부 폭약 설치 작업을 마친 화약 담당자 김모(65) 씨 등 2명이 하층부 작업자의 대피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다이너마이트 발파 버튼을 누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하층부 천장이 무너지면서 진모(63) 씨와 서모(64) 씨, 신모(68) 씨 등 3명이 숨지고, 이모(53) 씨 등 3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이 육안 감식한 결과, 진 씨 등은 토사 등에 의해 눌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유가족이 입회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태백지부 직원과 합동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 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했으니, 사고를 일으킨 한덕철강㈜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폭약을 터뜨린 경위에 따라 화약류 단속에 관한 법률과 산업안전관련법 등의 처벌 규정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신예미 광업소는 지난 1910년부터 성진철광이 채굴작업을 해오다 2001년 부도가 나자 한덕철광㈜이 광업권을 인수해 조업을 이어왔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광석을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광산이다.

정선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