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12.12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30일(月)
4·27 드라마 흥행과 ‘CVID+α’ 문제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신기욱 美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장

지난 27일의 3차 남북 정상회담은 잘 연출된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소재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었지만, 김정은과 문재인이라는 새로운 배우가 주연을 맡아 열연했고, 판문점을 넘어서 두 정상이 악수하는 모습과 전통 의상의 군악대 사열, 두 정상만의 산책, 리설주 여사가 참석한 만찬 등의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흥행 대박을 터트렸다. 국내뿐 아니라 외신의 갈채를 받으며 전쟁 위기에 있던 한반도를 일거에 평화의 상징으로 바꿨다.

비평가의 입장에서는,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꼭 좋은 영화가 아니고 또 좋은 영화가 꼭 흥행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기에 좀 더 차분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영화의 내용은 별로 새롭지 않았다. 이번 ‘판문점 선언’에 들어간 주요 사안들, 즉 한반도의 비핵화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서해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자는 합의 등은 이미 1992년의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 선언’이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또 2007년 ‘남북 정상회담 공동선언’에 다 나와 있다. 물론 업그레이드되거나 구체화한 부분들도 보이지만, 크게 들뜨기보다는 냉엄한 성찰을 통해 이러한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상징성과 이미지 메이킹을 통한 흥행 면에선 엄청난 효과를 냈다. 만찬 메뉴마다 의미를 부여해 김대중 민어, 노무현 쌀, 정주영 한우, 윤이상 문어 등 남북관계를 상징할 만한 것들로 채웠다니 놀라웠다. 그러나 디테일한 연출에 이목이 집중되면 정작 영화의 중요한 스토리와 메시지는 잊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왕이면 7·4 공동성명을 한 박정희와 1992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끌어낸 노태우의 업적도 메뉴에 포함해 남북관계 개선에 여전히 회의적인 보수층을 끌어안을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영화는 지난 2편과 달리 시리즈로 만들어졌다. 북·중 회담을 시작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거쳐 다음 달엔 한·미,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물이다. 또 다음 달에는 한·중·일 정상이 도쿄(東京)에서 만나고 가을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도 예정돼 있다. 따라서 이젠 남북관계도 양자가 아닌 보다 큰 틀 속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남북 경협도 국제 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예전처럼 쉽게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 관객의 시선은 5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시리즈인 김정은-도널드 트럼프 회담으로 쏠리고 있다. 두 세 곳으로 좁혀진 장소가 몽골이 될지 싱가포르가 될지 아니면 제3의 장소가 될지도 흥미로운 예고편이지만, 최대 관전 포인트는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어낼지, 그렇다면 어느 정도 수준이 될 것인지 어떤 반대급부를 원할지의 여부다.

그동안 북한 비핵화의 정석으로 여겨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 이미 검증된 핵무기 제조 기술과 인력을 보유한 북한은 설사 현재 보유한 핵무기를 폐기한다 하더라도 수개월 내에 다시 만들 능력이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α)도 필요하다. 김정은이 말한 핵무력 달성은 단순히 여러 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이제 더는 핵실험이 필요 없는 수준에 다다랐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 ‘완전한 비핵화’는 북한이 더는 핵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정상국가’가 될 때나 가능한 일이다.

흥행 면에선 다소 고전하더라도 새롭고 알찬 내용으로 꽉 채워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영화를 기대해 본다.
[ 많이 본 기사 ]
▶ “현역 군인은 한 사람도 조문하러 안 와”
▶ 수돗물 비강세척 60대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사망
▶ 20代 틈서도 빛난 ‘40代 S라인’…“몸짱은 땀의 선물”
▶ 드루킹 “노회찬 자살 조작 확신…文정권판 카슈끄지 사건..
▶ 직원이 떠주던 코스요리… 이젠 손님에게 “직접 떠 드세요..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故 이재수 前기무사령관 안장 빈소·광화문분향소에 조문행렬 아들 “줄 건 명예뿐이라 했는데”“아버지의 선택이 실감 나지 않습니다.”11일..
mark전 女축구대표팀 선수 비밀 침실서 성폭행 폭로
mark‘박항서 매직’ 베트남, 세계 최다 A매치 무패 행진
드루킹 “노회찬 자살 조작 확신…文정권판 카슈끄..
엘리트 스타 정치인 나경원, 한국당 첫 여성 원내대..
檢, 왜 유독 ‘혜경궁 김씨’만 경찰 기소의견 뒤집었..
line
special news 美 정가 발칵 뒤집은 ‘러시아 女스파이’, 유죄 인..
검·변호인, 형량 조정 합의…풀려나면 러시아로 추방될 듯 미국 정가에 ‘러시아 스파이’ 논란을 불러일으..

line
수돗물 비강세척 60대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사망
직원이 떠주던 코스요리… 이젠 손님에게 “직접 떠..
대통령 ‘不法’낙인→ 檢 표적·과잉수사→ 해당조직..
photo_news
‘당대 최고 포수’ 양의지, 125억원에 NC행
photo_news
20代 틈서도 빛난 ‘40代 S라인’…“몸짱은 땀의..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낯선 남자들의 체취 품는 환락가 일상… 화려한 서울 뒷면 그..
[인터넷 유머]
mark아빠의 재치 mark부처님의 국적
topnew_title
number ‘박항서 매직’ 베트남, 스즈키컵 결승 1차전..
‘PC방 살인’ 김성수, 피해자 80차례 찔러…심..
‘스쿨 미투’ 고교 교사 아파트 화단서 숨진 ..
“왜 바람피워” 옛 애인 승용차로 들이받아 살..
‘양주~수원’ GTX, 이르면 2021년 말 착공
hot_photo
“얼음이 땅에서 솟아 올라요”…제..
hot_photo
나사 “베누 소행성에 촉촉한 진흙..
hot_photo
미스 유니버스 싱가포르 대표의..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