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바다 풍경의 미니멀리스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재, 태풍(Typhoon), 2013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재, 먼곳(Beyond the sea), 2016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재, 겨울바다1 (Winter sea 1), 2017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재, 새벽안개2, (Early morming mist 2) 2017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재, 폭설의 아침(A heavy snowfall in the morning), 2013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뉴욕의 전시장인 얀코센 컨템포러리에서 포즈를 취한 김영재 작가

뉴욕서 김영재 작가 초대전
수묵화 같은 사진 17점 전시

“눈에 보이는 대로의 바다가 아니다. ／조화로운 우주적 질서가 보인다. ／파도 소리가 산사의 목탁소리처럼 다가올 땐 카메라를 화두 삼아 참선하는 스님처럼／동해 7번국도를 산사의 탑돌이 하듯 돌았다／세상의 빠름에서 벗어나 느림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사진작가 김영재(71) 씨의 작가 노트에서 발췌한 글이다. 그의 사진은 ‘있는 그대로의 바다’를 찍은 것이다. 그러나 작품은 사진 같지 않고 한 폭의 수묵화를 접하는 듯하다.

잔잔해 마치 명상을 연상시키는 듯한 그의 사진은 국내보다도 해외, 특히 콘트라스트(contrast)가 강렬한 사진 일색인 서구 사진계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김 작가의 전시가 미국 뉴욕의 ‘얀코센 컨템퍼러리(JanKossen Contemporary)’에서 ‘고요한 속삭임(Whispering Tranquility)’이란 타이틀 아래 초대전 형식으로 열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개막해 이달 26일까지 계속될 전시에는 마침 인근에 가고시안 갤러리나 페이지 갤러리 등의 세계적 갤러리들이 운집한 때문인지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많은 사진 애호가가 찾고 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 17점은 모두 바다와 연관된 풍경 사진이다. 대부분 장노출 흑백 톤으로 작업한 사진이다. 드넓은 하늘을 배경으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 양식장의 목책이나, 어쩌다 배 한 척이 등장해도 안개에 감싸여 희미하게 등장할 뿐이다. 트라이포드가 놓인 방파제 풍경도 아스라하게 멀리 잡힌 채 흩날리는 눈발에 윤곽이 지워지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노스님의 장삼’에 비유한다.

김영태 사진문화비평가는 “자신만의 개성적인 감각 및 세계관을 표현하기 위해서 배를 타고서 섬으로 이동해 머물면서 촬영을 하며 그나마도 자신이 선호하는 날씨나 풍경이 펼쳐질 때만 작업을 진행, 결과물에서 작가만의 미적인 감각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얀코센 컨템퍼러리는 전시 서문에 김 작가를 ‘바다풍경의 미니멀리스트’로 칭했다. 이 같은 표현은 ‘서구의 현대미술 사조’와 ‘동양의 수묵화 정서’가 김 작가의 바다 사진을 통해 서로 접점에서 만나 새로운 감성을 자극하는 이미지로 탄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서구에선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이탈리아 베니스 시내 팔라초 모라에서 열린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에 초대된 것도 김 작가의 사진이 갖는 그 같은 경쟁력 때문이다.

김 작가는 40년째 사진 작업을 하는 작가지만, 중견기업을 일군 기업인이기도 하다. 1991년에 첫 개인전을 연 이후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