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당 광고비 1350만원… ‘金쪽’ 같은 ‘불金 10시’

TV 프라임타임의 변화

金 밤10시 광고단가 ‘특A급’
토·일 오후 6 ~ 8시에 버금가
지상파· 종편· 케이블 8개 社
11개 예능 투입 시청률 경쟁
패키지 중간광고 1억원 훌쩍

TV ‘프라임 타임’(주요 시청 시간대)’이 움직이고 있다. 전통적인 프라임 타임이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6∼8시였다면 최근엔 금요일 오후 10시가 방송사들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이 시간대는 광고 단가에서도 ‘특 A급’으로 토·일요일 프라임 타임에 뒤지지 않는다.

현재 금요일 오후 10∼12시는 그야말로 전쟁터다.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 케이블채널 tvN 등 주요 8개 방송사가 11개의 예능 프로그램을 투입하며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다.

KBS는 오는 4일 금요일 오후 10시 신규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한다. ‘셀럽 피디’(오후 10시)와 ‘나물 캐는 아저씨’(오후 11시)다. ‘셀럽 피디’는 교양국에서 만드는 것이지만 프로그램의 경계가 희미해진 요즘은 예능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장수 프로그램인 ‘VJ특공대’까지 결방하며 시청자를 공략하고 있다. ‘나물 캐는 아저씨’는 출연자들이 시골에 내려가 직접 나물을 채집하고 밥상까지 차리는 체험형 예능이다. 안정환·추성훈·김준현 등이 출연한다. 다른 방송사에 비해 취약한 이 시간대 경쟁력을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다.

MBC는 ‘선을 넘는 녀석들’(오후 9시 50분)과 ‘나 혼자 산다’(오후 11시 10분)를 내보내고 있다. ‘선을 넘는 녀석들’은 지난 3월 30일부터 방송해 호응이 크고, ‘나 혼자 산다’는 ‘무한도전’이 종영한 MBC에서 간판으로 떠오른 예능이다. ‘나 혼자 산다’는 15초당 광고 단가가 5월부터 전달 대비 20% 이상 오른 1200만 원이 됐다. 가장 비싼 토·일요일 저녁 예능의 1300만∼1400만 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SBS는 ‘정글의 법칙’(오후 10시), ‘백종원의 골목식당’(오후 11시 20분)을 연이어 편성하고 있다. ‘정글의 법칙’은 ‘런닝맨’ ‘미운 우리 새끼’ 등과 함께 SBS 간판 프로그램이다. ‘정글의 법칙’의 광고 단가는 1350만 원 수준. 1∼2부로 나눠 방송되는 중간에 들어가는 프리미엄 광고(PCM)는 패키지를 포함한 가격이지만 무려 1억5000만 원에 달한다.

방송 광고계 전문가는 “가구 시청률(HUT·TV 시청 세대)로만 따지면 금요일 오후 10시대와 일요일 오후 9시 이후가 가장 높게 나타난다”면서 “이는 금요일 퇴근 후 늦은 밤 편안하게 TV를 보거나,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일요일 밤에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시청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JTBC나 tvN도 금요일 프라임 타임 경쟁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JTBC는 ‘비긴 어게인 시즌2’(오후 9시)와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오후 11시)를, tvN은 ‘숲속의 작은 집’(오후 9시 50분)과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오후 11시 30분)를 배치하고 있다. 특히 ‘숲속의 작은 집’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사전’의 뒤를 이은 것으로, 시청률 히트 제조기로 불리는 나영석 PD의 또 다른 실험작이다. 사실 나 PD는 지상파 방송들이 그리 신경 쓰지 않았던 이 시간대에 ‘꽃보다 남자’ ‘삼시세끼’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면서 소위 ‘나영석 타임’을 만든 주인공이다. 나 PD는 ‘숲속의 작은 집’ 제작 발표회에서 “어느새 금요일 오후 10시가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간대가 됐다”며 애로사항을 밝히기도 했다.

이기혁 CJ E&M 방송콘텐츠 편성전략팀장은 “2013년부터 나 PD 작품을 중심으로 꾸려 온 금요일 오후 시간대가 이제는 모든 방송사가 눈독을 들이는 프라임 타임이 됐다”며 “최근 시청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예능과 교양이 혼합된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등 자체 콘텐츠 차별화에 더욱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