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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02일(水)
최소 3000만원 ‘바다의 로또’ 밍크고래, 매년 수십마리 암거래
포획·유통 처벌 약해… 한탕 유혹 못버려 전과 23범도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2015년 울산 앞바다에서 작살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밍크고래(길이 6.3m, 둘레 3.6m)가 울산 동구 방어진 수협 위판장에 누워 있다. 울산해양경찰서 제공

- 밍크고래 불법포획… 왜 근절 안되나

국내 연안에 1600마리 서식중
年평균 80마리 그물 탓에 사망
수십명이 선단까지 구성한 뒤
작살로 여러 마리 잡아 유통도

“참고래 등과 같이 보호종 지정
원천적으로 식용 유통 막아야”


한반도 고래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때로는 어민들의 그물에 걸려, 때로는 고래 사냥꾼들의 작살에 맞아 고래의 비명이 한반도 바다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2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연안에서 어민의 그물이나 어구에 걸려 숨진 채 발견(혼획)된 고래는 모두 30여 종에 1만5632마리에 이르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고래는 상괭이로 1만283마리, 다음이 참돌고래 3707마리, 밍크고래 798마리 순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국내에 식용으로 주로 유통되고 있는 중형 고래인 밍크고래(몸길이 6.9∼7.4m, 최대몸무게 14t)다. 밍크고래는 연간 80여 마리꼴로 포획됐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318마리로 가장 많았고, 강원 234마리, 전남 65마리 등의 순을 보였다. 동·서해안 등 국내 연안 곳곳에서 밍크고래가 죽었다는 이야기다. 고래연구센터가 2013년 벌인 국내 밍크고래 조사 결과에서 서해안에 1000마리, 동해안에 600마리 등 모두 1600마리가 국내 연안에 서식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연간 전체 개체 수의 5%가 그물에 걸려 숨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혼획된 고래는 해경으로부터 불법 포획 여부 확인을 거쳐 유통증명서가 발급되면 고래고기로 식당에 유통된다. 유통증명서가 발급된 고래의 DNA는 고래연구센터에 보관된다. 추후 식당에서 고래고기를 팔 때 불법 포획된 고래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혼획과 달리 고래의 상품을 노린 사람들의 작살에 맞아 무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밍크고래도 늘고 있다. 바다의 연인이라 불리는 밍크고래가 사람의 탐욕에 의해 학살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제포경위원회(IWC)가 1986년 상업 포경을 금지했지만, 국내에서의 불법 포획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18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붙잡힌 밍크고래 불법 포획·유통단이 대표적인 사례다. 선주 A 씨 등 46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울산·여수선적 연안자망어선 5척으로 2개의 선단을 구성, 동해와 서해 상에 서식 중인 밍크고래 8마리(7억 원 상당)를 불법 포획해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일반적인 불법 포경단이 어선 1척으로 조용히 포경을 하는 것과 달리 어선 2∼3척으로 1개의 선단을 구성해 고래를 쉽게 추적 및 포획하고, 포획한 고래를 해체할 동안 해경이나 다른 어선의 접근을 막아 알아챌 수 없도록 했다.

특히 범행 후에는 경찰의 단속에 대비해 작살 등 범행 도구를 부표에 달아 해상에 숨겼고, 해체 시 갑판에 묻은 고래 DNA까지 깨끗이 씻어내 증거를 없애는 치밀함도 보였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동해안에서 밍크고래 4마리를 불법으로 잡아 유통시킨 혐의로 선장 등 15명이 포항해양경찰서에 붙잡혔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밍크고래 4마리(2억8000만 원 상당)를 잡아 해체한 뒤 내륙으로 몰래 들여와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5년 4월에는 울산 앞바다에서 작살이 6개나 꽂힌 밍크고래가 죽은 채 발견돼 울산해경이 10개월여의 조사 끝에 밍크고래 4마리를 불법 포획한 혐의로 선장 등 6명을 검거했다.

해양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밍크고래의 불법 포획은 2014년 11마리, 2015년 15마리, 2016년 0마리, 2017년 2마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경찰에 불법 포획 사실이 적발된 것일 뿐, 실제 드러나지 않은 불법 포획은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고래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의 조약골 대표는 “현재 국내에 120여 개의 고래고기 식당이 있는데, 여기서 연간 240마리의 고래가 소비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 중 혼획된 고래는 30%대에 불과하고, 70%가량은 불법 포획된 고래로 추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불법 포획이 많은 이유는 밍크고래가 ‘바다의 로또’로 불릴 정도로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혼획된 밍크고래는 종류와 크기, 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고래고기 식당에 한 마리당 최소 3000만 원 이상에 팔려 나간다. 지난 3월 31일 울산 방어진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길이 5.5m, 무게 2.6t의 밍크고래가 6000만 원에 팔려 나갔다. 앞서 지난해 8월 울산 앞바다에서 혼획된 7.2m, 무게 3t가량의 밍크고래는 6800만 원에 경매됐다. 2016년 포항 구룡포에서 잡힌 길이 11m, 둘레 4.8m의 참고래는 역대 가장 비싼 3억1265만 원에 울산지역 고래고기 식당에 위판되기도 했다.

이렇게 유통되는 고래고기는 전문식당에서는 1㎏당 23만 원(최근 수육 기준)에 팔린다. 고래의 품질에 따라 30~50%가량 이윤이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불법 포획을 막기 위해서는 법률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밍크고래 포획 행위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행 수산업법은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또 수산자원관리법은 고래고기를 불법 유통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이같이 처벌이 약해 일부 포경업자는 관련 전과가 23범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초범은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받는 데 그친다”며 “포획 사범에 대한 법정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아예 식용으로 사용되는 밍크고래를 보호종으로 지정해 원천적으로 식용으로 유통할 수 없도록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밍크고래를 참고래, 대왕고래, 귀신고래, 상괭이 등 다른 고래류처럼 보호종(10종)으로 지정하자는 것이다. 보호종으로 지정되면 식용으로 유통이 불가능하다.

경북 포항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고래고기의 상업적 유통을 허가하는 바람에 노골적인 포획이나, 포획을 가장한 혼획이 비일비재하다”며 “시중에 비싼 가격에 팔리는 기조가 유지되면서 혼획에 혈안이 된 어민들도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도 “가장 먼저 밍크고래를 보호종으로 지정해 국내 불법 포획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최근에 불법 포획이 극성을 부리는 서해안과 남해안 일대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포경에 대한 단속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 = 곽시열·대구 = 박천학 기자 sykwa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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