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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02일(水)
‘외교 탈레반’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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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청와대에 탈레반이 진주했다. 매우 거친 사람들이니 조심하라.”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국장이었던 마이클 그린 조지타운대 교수의 전언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부 인사가 ‘운동권 출신 청와대 참모들’에 대해 이렇게 말하더라는 것이다. 386은 이제 586 또는 86세대로 지칭되지만, ‘탈레반 참모’는 노무현 청와대의 운동권 인사를 지칭하는 용어가 됐다. 노 정부 때엔 외교부와 청와대 간 갈등이 많았다. 대미 업무를 맡는 외교관들과 ‘반미 성향’의 운동권 출신 인사들 때문이었다.

여기에 외교부 내 자주파 성향 외교관들이 청와대 운동권 참모 편에 서면서 투서 사태로 번졌다. 윤영관 외교부 장관이 경질되고 위성락 북미국장을 비롯해 동맹파 인사가 여럿 좌천됐다. 조선 시대 사화(士禍)를 방불케 하는 인사 조치다. 박선원 당시 청와대 비서관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워싱턴에서 딕 체니 부통령을 예방할 때 김숙 외교부 북미국장을 제치고 들어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때엔 동맹파 인사들이 ‘복권’되면서 자주파 편에 섰던 인사들이 배제됐다. 반면 박근혜 정부는 같은 보수당 뿌리임에도 불구하고 전임 정부 때 물먹은 노무현 정부 때 인사를 발탁했다. 윤병세 전 외교장관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자주파 복권과 동맹파 배제가 일상화하고 있다. 노무현 청와대의 핵심 탈레반으로 불린 서주석 전 안보수석은 국방차관, 박선원 전 비서관은 상하이(上海) 총영사, 이종석 전 국가안보회의 사무차장은 남북정상회담 원로 자문위원이 됐다. 외교부 내 자주파 인사인 남관표 대사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복귀했고, 외교부 회식 때 대화를 청와대에 투서해 분란을 촉발시켰던 김도현 전 서기관은 베트남 대사로 영전됐다. 삼성전자 글로벌 협력실 상무로 옮긴 지 5년 만에 친정으로 화려하게 복직한 것이다. 자주파 인사로 외교부에서 대기업으로 옮긴 K 씨도 곧 고위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반면 대미·북핵 업무를 담당해온 고위직 인사들은 동맹파 또는 보수 정부 때 잘나간 인사라는 이유로 내치고 있다. 한국은 유엔 사무총장까지 배출했지만, 외교 인사 측면에선 후진국이다. 인원도, 인재 풀도 빈약하다. 그런데도 정권 바뀔 때마다 사화급 인사 태풍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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